이미지 확대보기9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대해 화물 정보 사전 제출과 함께 통행료를 암호화폐로 납부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 “배럴당 1달러”…비트코인 결제 요구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업자연합의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전날 FT와 한 인터뷰에서 “모든 유조선은 해협 통과 시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하며 통행료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행료를 원유 기준 배럴당 1달러(약 1500원)로 제시하며 “평가가 완료되면 선박은 몇 초 안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 유조선은 통과가 허용된다.
이란은 무기 운송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든 선박의 화물 정보를 사전에 이메일로 제출받고 통행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허가 없이 통과 시 공격”…군사적 위협 병행
이란은 통행 통제 강화를 위해 군사적 경고도 병행하고 있다. 걸프 해역을 항해 중인 선박에는 “허가 없이 통과할 경우 파괴될 것”이라는 경고 방송이 송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란은 유조선이 자국 연안에 가까운 북측 항로를 이용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서방·걸프 국가 관련 선박의 운항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 휴전에도 통제 유지…중동 에너지 질서 변수
이번 조치는 미국과의 2주간 휴전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군과 협력한 ‘안전 통과 프로토콜’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하며 통제 권한을 유지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걸프 해역에는 약 1억7500만 배럴 규모의 원유와 정제품을 실은 187척의 유조선이 대기 중이며, 약 300~400척의 선박이 해협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하루 통과 가능한 선박 수가 전쟁 이전 135척에서 10~15척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 걸프국 반발…OPEC+ 권력구도 변화 가능성
이란의 통제 강화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사우디 왕실과 가까운 분석가 알리 시하비는 “이란의 해협 통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선”이라면서 “자유로운 통행 보장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유지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내 권력 균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요 해운사들은 아직 통행 조건이 명확하지 않다며 운항 재개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