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옵티머스와 차별화된 ‘범용 영상 학습’으로 로봇 상용화 속도전
국내 중소제조업 구인난 해소할 ‘AI 스마트공장’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
국내 중소제조업 구인난 해소할 ‘AI 스마트공장’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방대한 인터넷 영상을 활용해 로봇의 학습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신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17억 달러(약 2조5000억 원)라는 파격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로다는 최근 4억5000만 달러(약 66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물리적 AI’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특히 이번 투자는 프레지 인베스트(Premji Invest)와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등 실리콘밸리의 큰손들이 주도해 그 무게감을 더했다.
수억 개 영상으로 배운 ‘생존 지능’… 기존 학습 한계 정면 돌파
로다의 기술적 정수인 ‘다이렉트 비디오 액션(DVA)’ 시스템은 로봇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존 로봇 AI가 사람이 일일이 조작하며 데이터를 입력하는 ‘텔레오퍼레이션’ 방식에 머물렀다면, 로다는 유튜브 등 공공에 공개된 수백만 개의 영상을 통해 ‘물체가 움직이는 원리’를 학습시킨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들의 행동을 눈으로 보고 배우는 과정과 흡사하다.
재기드 싱(Jagdeep Singh) 로다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방식은 조명이나 카메라 각도만 살짝 바뀌어도 로봇이 오작동하기 일쑤였다"며 "우리 모델은 인터넷 속 수많은 예외 상황을 이미 학습했기에 실제 공장의 복잡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다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제조 공장에서 자사 모델을 활용해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시험 가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 ‘옵티머스’와 차별화… ‘범용성’으로 승부수
로다의 부상은 로봇 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테슬라 옵티머스(Optimus)와의 기술 패권 경쟁을 예고한다.
차량 주행 데이터와 물리적 운동 법칙에 기반을 둔 테슬라와 달리, 로다는 전 세계 인터넷 영상을 통해 '도구 사용법'과 '정밀 조작'의 원리를 사전 학습함으로써 현장 투입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특히 하드웨어 측면에서 로다는 약 23kg 이상의 중량물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양팔 조작 시스템(Bimanual Manipulation)’을 채택했다. 이는 단순 보행이나 가벼운 물건을 옮기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의 고난도 조립 공정에 즉시 투입 가능한 사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제조 규모를 통한 가격 경쟁력에 강점이 있다면, 로다는 단 10~20시간의 현장 데이터만으로 숙련공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학습 효율성’에서 독보적"이라고 평가한다.
국내 ‘AI 스마트공장’ 혁신… 중소기업 구인난의 해결사 될까
로다의 이번 투자 유치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기반 스마트 제조 혁신 3.0’ 전략에도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하며 혁신을 재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30년까지 1만2000개의 AI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고, 2026년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약 85% 증액하는 등 AX(AI 전환) 가속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흐름 속에서 로다의 ‘구독형 로봇 서비스(RaaS)’는 초기 도입 비용이 부담스러운 국내 중소 제조기업들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수준의 범용 AI 로봇은 고질적인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대안"이라며, 로다와 같은 기술 모델이 국내 뿌리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드웨어 수직 계열화… 데이터 선순환 구조 구축
로다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공급을 넘어, 로봇 하드웨어 직접 제조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적의 기체를 제작하는 동시에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학습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려는 포석이다.
싱 CEO는 "단순한 로봇 팔을 넘어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개발도 병행 중"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풀스택’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공식화했다.
산데시 팟남(Sandesh Patnam) 프레지 인베스트 매니징 파트너는 "고부가가치 제조 시설을 본국으로 되돌리는 온쇼어링(Onshoring)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로다와 같은 지능형 로봇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반복’에서 ‘지능’으로… 로봇 공학의 문법을 바꾼 로다의 승부수
로봇 공학의 패러다임이 ‘정해진 반복’에서 ‘지능적 판단’으로 넘어가고 있다.
로다의 도전은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로봇의 실제 근육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산업 현장의 미래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다만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와 산업 현장의 가혹한 조건을 견딜 하드웨어의 내구성 확보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로다의 행보는 단순한 기술 기업의 도약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제조업 역시 이러한 ‘물리적 AI’ 기술을 능동적으로 수용해 생산성 극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