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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충돌] 美·이란 전쟁발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에 글로벌 기업들 ‘비상’

지난 5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발생한 폭발 이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발생한 폭발 이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고 있는 전쟁이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을 불러오며 세계 기업 활동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동에서 충돌이 확대되면서 항공과 해상 운송로가 잇따라 차단되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이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사실상 중단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었다.

페르시아만 일대 주요 항공로 역시 항공 안전 우려로 운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정책 당국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 재확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폭스콘의 류양웨이 회장은 “이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결국 모든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 비용 급증…소비에도 충격


이번 전쟁은 이미 미국 관세 정책으로 흔들리던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휘발유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6일 기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32달러(약 4800원)로 일주일 전의 2.98달러(약 4300원)보다 크게 올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90달러(약 13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기록했던 최고 수준보다는 낮은 상태다.

이탈리아 주류 기업 캄파리의 사이먼 헌트 최고경영자(CEO)는 “유가나 가스 가격이 오르면 결국 모든 기업과 산업에 연쇄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 유럽 산업 타격 우려


2022년 에너지 위기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유럽 경제는 특히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IW경제연구소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5000원) 수준으로 오를 경우 독일 경제 성장률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3%, 내년에는 0.6%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년 동안 약 400억유로(약 68조8000억원) 규모의 경제 생산 감소에 해당한다.

프랑스 에너지 집약 산업 단체 유니덴은 “유럽 가스 현물 가격이 즉시 80% 상승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감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 항공·금속 공급망도 충격


전쟁 여파로 항공사와 금속 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유럽 저비용 항공사 위즈에어는 이번 전쟁이 2026 회계연도 순이익을 약 5000만 유로(약 860억 원)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해상 운송 차질로 황, 알루미늄 등 산업용 원자재 공급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카타르 알루미늄 제련업체 카탈룸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으며 알루미늄 바레인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이 어려워지자 선적을 중단하고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걸프 지역은 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약 8%를 차지한다.

한국 정부도 중동에서 공급되는 반도체 생산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인 헬륨 공급이 장기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글로벌 성장 둔화 가능성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에너지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약 14만5000원)까지 상승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약 0.4%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장기적인 에너지 충격이 발생할 경우 경기 침체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적인 전쟁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뉘엘 코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전쟁이 몇 주나 몇 달 정도 지속된다면 기업 실적 전망이 점차 하향 조정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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