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중국계 은행들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중심으로 150억 달러(약 22조500억 원) 이상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걸프 지역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로 떠오른 아시아 은행권이 이번 전쟁 확산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사우디의 2조 달러(약 2940조 원) 규모 경제 전환 계획과 UAE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 국가 모두 외국 자본 의존도가 높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갈등이 얼마나 악화되는지에 달려 있다”면서 “상황이 통제 가능하다면 은행들이 당장 철수하기보다는 노출 규모를 관리하고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아시아 은행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걸프 지역 신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의 위험 노출 한도도 중단기적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AE 최대 산유기업인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최대 140억 위안(약 2조9540억 원) 규모로 예상됐던 첫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계획을 중단했다. 또 걸프 지역 한 금융기관이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 대출을 중국 투자자들에게 타진했지만 현재로서는 거래 성사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은행 본사들이 현시점에서 중동 관련 신규 거래 승인을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걸프 지역에 대한 자본 노출이 커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달러와 금 가격이 상승했고, 아시아 주요 증시는 약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우량 회사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일 약 4bp 확대돼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 은행권의 대출 전략이 보수적으로 전환되고, 걸프 지역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자금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