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中 ‘AI 로봇’, 춘절 무대 점령하며 세계 흔들… “소프트웨어 넘어 하드웨어 혁신 가속”

CCTV 춘절 갈라서 무술·파쿠르 등 고난도 동작 시연… ‘DeepSeek’ 이어 로봇 충격
유니트리 등 2026년 휴머노이드 2만 대 출하 전망… 미·일 제치고 ‘AI 공장’ 변모
2026년 2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차이나 미디어 그룹(CMG) 춘절 갈라에서 로봇 무술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2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차이나 미디어 그룹(CMG) 춘절 갈라에서 로봇 무술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중국이 자국산 AI 모델 ‘딥시크(DeepSeek)’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지 불과 1년 만에, 이번에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을 통해 다시 한번 기술적 도약을 증명했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개최된 중국 최대의 명절 행사 ‘CCTV 춘절 갈라’에서 중국산 로봇들이 선보인 고난도 무술과 곡예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중국의 ‘하드웨어 혁신’이 본 궤도에 올랐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무술 하는 휴머노이드… 보스턴 다이내믹스 위협하는 ‘모션 제어’


올해 춘절 갈라의 중심 무대는 중국의 선도적인 로봇 스타트업들이 장악했다.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의 G1과 H1 모델은 3D 라이다 감지 기술과 첨단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7.5회전 ‘에어플레어’ 동작과 초당 4미터의 빠른 대형 변화를 선보였다.

특히 낙상 후 실시간으로 스스로 일어나는 ‘자가 회복’ 기능은 전 세계 전문가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유니트리 창립자 왕싱싱은 올해 최대 2만 대의 휴머노이드 유닛 출하를 예고하며, 중국이 대량 생산된 로봇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매직랩, 갤봇 등 다른 기업들 역시 호두를 깨는 섬세한 동작부터 파쿠르까지 선보이며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시진핑의 ‘AI 공장’ 전략 결실… 일본의 개척자 지위 추월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국가적 의지가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딥시크 창립자 량원펑을 비롯한 로봇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직접 만나 중국을 ‘세계의 공장’에서 미래의 ‘AI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다.
과거 1980~90년대 혼다의 ‘아시모’와 소니의 ‘아이보’로 로봇 강국군림했던 일본은 신중한 기업 문화와 고령화로 모멘텀이 둔화된 반면, 중국은 거대한 자본과 공격적인 국가 투자, 빠른 민간 부문의 반복 실험을 통해 일본의 전통 기업들이 따라잡기 힘든 속도로 대중 시장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제재 뚫고 독자 생태계 구축… ‘기술 자립’ 가속화


중국의 로봇 굴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첨단 AI 칩 수출 통제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비록 고정밀 액추에이터와 첨단 센서 등 일부 핵심 부품에서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존재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화웨이와 SMIC 등 국가 챔피언들에게 2030년까지 엔비디아 H200에 필적하는 칩 개발을 촉구하며 ‘기술 자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편, 미국 소셜 미디어(X)에서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로봇공학자 하위 초셋 등 전문가들이 “중국의 휴머노이드 플랫폼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K-로봇'의 갈림길: 중국의 물량 공세와 미국의 원천 기술 사이의 생존법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보여준 가공할 만한 성장 속도는 한국 로봇 산업에 ‘제조 경쟁력 확보와 고부가가치 서비스 시장 선점’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던진다.

유니트리가 연간 2만 대 규모의 양산 체제를 갖추었다는 것은 조만간 전 세계 가사·물류·노인 돌봄 시장에 저가형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쏟아져 나올 것임을 예고한다.

한국 로봇 기업들은 단순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국내의 우수한 스마트 팩토리 인프라를 활용해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고장이 적고 정밀도가 높은 ‘고품질’ 이미지를 구축해 차별화해야 한다.

중국이 딥시크(소프트)와 유니트리(하드)를 결합하듯, 한국도 네이버·카카오의 대규모 언어 모델과 현대차(보스톤 다이내믹스)·삼성의 로봇 하드웨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한국형 로봇 표준 운영체제(OS)’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로봇이 인간과 소통하며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필수적이며, 이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중국의 빠른 발전은 개인정보 침해나 로봇의 오작동 등 윤리적 불안감을 동반한다. 한국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하여 ‘신뢰할 수 있는 AI 로봇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해킹이 불가능한 강력한 보안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이는 서구권 국가들이 중국산 로봇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보안 우려를 파고들어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자리 잡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