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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다카이치 랠리’로 신고가 경신...실물 경기 괴리 우려도

정치 안정·확장 재정 기대에 매수세 급증…전문가들 “펀더멘털과 괴리...부채·엔화 변수 리스크”
보행자들이 3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니케이225 주가를 표시하는 전자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보행자들이 3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니케이225 주가를 표시하는 전자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증시가 국내 정치적 신뢰 회복과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가와 경제 펀더멘털 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각) CNBC는 투자자들이 다카이치 행정부의 지출 확대, 감세 및 보다 공세적인 경제 정책 추진 가능성을 반기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의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낙관론이 지나치게 앞서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일본 증시는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압승에 힘입어 이른바 ‘다카이치 트레이드’ 열풍이 불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는 최근 며칠 사이 5만6000엔과 5만7000엔을 잇달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수는 지난 10일 거래에서는 최고 5만7960엔을 기록하며 5만8000엔 고지를 눈앞에 뒀다. 올해 들어 지수 상승 폭도 약 15%에 달한다.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주가...“역대급 부채와 역성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가 상승이 실물 경제 성장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놨다.

포트 쉘터의 리처드 해리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일본 증시 상승은 경제 지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환율 움직임이나 실물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주가 급등을 정당화할 만한 강력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 경제 지표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일본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4% 감소하며 6분기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일본의 국가 부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25년 기준 약 23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가 최근 승인한 135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은 가뜩이나 높은 국가 부채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AI 붐과 ‘엔저’...양날의 검


무디스의 스테판 앙그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AI(인공지능) 붐이 일본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제조업 및 자본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의 수혜를 입었지만, 이는 반대로 글로벌 기술주 열풍이 식을 경우 일본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역대급 ‘엔저’ 현상도 불안 요소다.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 기업의 이익을 부풀려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앙그릭은 “엔화 가치가 펀더멘털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약하다”며, 향후 환율이 정상화될 경우 주가 거품이 순식간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본 재무성은 최근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해 미국 재무부에 우려를 전달하는 등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실질 금리 상승으로 향후 엔화 강세를 예견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도쿄증권거래소 주도로 진행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자사주 매입 확대, 주주 환원 정책 등 구조적 개혁은 증시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

유니온 방케 프리베의 주헤어 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안정적인 정부에 대한 신뢰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주가에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자산 매각이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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