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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희토류 동맹의 붕괴… 中 셩허 vs 호주 ETM, ‘지분 유지권’ 놓고 법적 분쟁

호주 ETM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 종료”… 10년 파트너십 결별 선언
중국 셩허 “지분 희석 방지권 포기 못 해”…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 속 갈등 심화
중국의 셩허 리소스와 10년 전 그린란드 프로젝트에 협력했던 호주의 에너지 전환 미네랄스는 현재 전자가 후자의 지분을 정할 권리를 두고 분쟁 중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셩허 리소스와 10년 전 그린란드 프로젝트에 협력했던 호주의 에너지 전환 미네랄스는 현재 전자가 후자의 지분을 정할 권리를 두고 분쟁 중이다. 사진=로이터
그린란드 희토류 개발을 위해 10년간 손을 잡았던 중국과 호주의 자원 동맹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호주 광산업체 에너지 전환 미네랄스(ETM)가 중국 측과의 전략적 관계 종료를 선언하며 지분 유지 특혜를 폐지하려 하자, 중국 최대 희토류 기업 셩허 리소스(Shenghe Resources)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각) 상하이 증권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중국 재무부가 지원하는 셩허 리소스는 호주 ETM의 주주권 계약 종료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이번 분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그린란드에 대한 무기한 접근권과 통제권을 노리는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 ‘보정 권리(Top-up Rights)’가 뭐길래? 10년 동맹의 핵심 쟁점


두 회사의 갈등은 2016년 체결된 주식 청약 계약의 핵심 조항인 ‘보정 권리(Top-up Right)’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호주 증권거래소(ASX)는 셩허의 자회사가 ETM의 지분을 최소 6.5%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추가 주식 발행 시 지분 희석을 피하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살 수 있는 특별 면제권을 부여했다.

ETM은 지난달 29일 ASX에 셩허와의 전략적 관계가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선언하며, 더 이상 중국 측에 지분 유지 특혜를 제공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셩허는 자사의 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분 유지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 크바네펠드 프로젝트의 비극… 우라늄 금지에 막힌 희토류의 꿈


두 회사가 한때 공조했던 핵심 사업은 그린란드 남부의 크바네펠드(Kvanefjeld) 프로젝트다.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매장지로 꼽히지만,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이 함께 매장되어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2021년 그린란드 정부가 환경 문제를 이유로 우라늄 채굴 금지법을 제정하면서 프로젝트는 사실상 중단되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셩허가 우라늄과 희토류 매장지 개발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서방 국가들의 비판이 거셌다.
개발이 막히자 ETM은 사명을 그린란드 미네랄스에서 에너지 전환 미네랄스로 변경하고 스페인과 캐나다의 리튬, 주석 프로젝트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서구 지향적 광물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 트럼프의 ‘얼음 섬’ 점령 계획… 깊어지는 지정학적 안개


이번 분쟁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이 짙게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영구적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관세 위협까지 동원하며 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비록 최근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가 보이고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옌스-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미국은 여전히 그린란드의 통제권을 노리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 ETM이 중국 자본과의 결별을 시도하는 것은 서방 진영의 자원 안보 강화 흐름에 발을 맞추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셩허와 ETM의 분쟁은 단순한 기업 간의 다툼을 넘어, 북극권 자원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셩허는 법적 수단을 동원해 지배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며, ETM은 서방 동맹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그린란드를 넘어서는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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