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일론 머스크가 겸영하는 기업들을 하나의 ‘머스크 제국’으로 묶는 구상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결합은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에 테슬라까지 포함하는 통합은 주주 승인과 기업 가치 산정 등 복잡한 과제가 많다는 분석이 제기된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머스크와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른바 ‘머스크 주식회사(Musk Inc)’ 구상이 논의돼 왔다. 그러나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이르면 올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테슬라가 전기차에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중대한 변곡점에 놓이면서 일부 지지자들조차 “보다 작은 결합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스페이스X가 머스크가 소유한 xAI의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머스크가 구상하는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머스크는 전력 소모가 큰 AI 연산에 있어 우주가 최적의 장소라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스페이스X와 xAI는 모두 비상장사이자 머스크가 지배하고 있어 합병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는 평가다. 반면 테슬라는 상장사인 만큼 합병을 추진할 경우 주주 투표나 주식 공개매수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가 xAI와의 결합뿐 아니라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도 함께 검토한 바 있다고 전했다.
◇ AI 야망이 결합 논리의 핵심
로이터에 따르면 이같은 통합 구상의 핵심 논리는 AI다. 테슬라는 AI 기반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미래를 걸고 있고 스페이스X는 이들 기술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연산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궤도 데이터센터를 구상 중이다.
아서 래퍼 주니어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로켓을 동시에 만든다면 이 모든 것은 서로 맞물려 있다”며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모든 회사를 하나의 통합 솔루션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가 지난 2년간 감소하면서 자율주행과 로봇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 전환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대형 합병에 대한 부담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스페이스X·xAI는 수월, 테슬라는 부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스페이스X와 xAI의 결합이 재무적으로도 이해하기 쉽다는 평가가 많다. xAI는 최근 200억 달러(약 29조2000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2300억 달러(약 335조80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스페이스X 역시 기업가치가 1조 달러(약 1460조 원)를 웃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4000억 달러(약 2044조 원)를 넘는다. 앤드루 로코 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 전략가는 “대다수 테슬라와 스페이스X 투자자들은 결국 머스크에게 베팅하고 있다”며 “단일 기업 구조는 그의 관심과 자원을 한곳에 더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스페이스X와의 합병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의 가치가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테슬라 주주에게 희석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존 스트루어 보스턴커먼자산운용 고위 파트너는 “머스크의 기업 제국 전부 또는 일부를 테슬라에 통합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며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면 테슬라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쟁 제한 우려는 제한적
전문가들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xAI가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해 있어 경쟁 제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윌리엄 코바식 전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이들 기업은 이미 머스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경쟁사들이 진입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테슬라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0배를 웃돌며 메타플랫폼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주요 기술 기업의 25~35배를 크게 상회한다.
에드워드 베스트 윌키 패러 앤드 갤러거 공동대표는 “스페이스X가 상장사라면 테슬라와의 합병 가치 산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비상장사 상태에서는 7000억 달러인지 1조 달러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