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51번째 주' 발언 이후 오타와 충격…100년 만에 미국 공격 가정한 워게임 분석
정규전은 수일 내 붕괴 판단…아프간·우크라이나식 게릴라·드론전 시나리오 검토
40만 명 자원 예비군 구상도 논의…'승리' 아닌 점령 비용 극대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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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명 자원 예비군 구상도 논의…'승리' 아닌 점령 비용 극대화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지리학은 우리를 이웃으로, 역사는 우리를 친구로, 경제는 우리를 파트너로, 그리고 필요성은 우리를 동맹으로 만들었다."
1961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의회 연설에서 남긴 이 말은, 반세기 넘게 미·캐나다 관계를 상징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 '상식적 동맹'의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거론하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캐나다 군 당국이 미국의 공격을 가정한 군사적 대응 모델(워게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캐나다군이 10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가상 적으로 상정한 군사 분석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유라시안 타임스(EurAsian Times)는 캐나다 일간지 더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을 인용해, 캐나다군이 미국의 잠재적 침공을 전제로 한 가상 대응 시나리오 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적 발언이 촉발한 군사적 '가정'
캐나다의 이러한 검토는 실제 전쟁 준비라기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전략적 대비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캐나다와 베네수엘라 영토가 미국 국기로 덮인 이미지를 게시하는 등 과격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왔다. 외신들은 이를 상징적 압박이자 정치적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오타와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정규전은 불가능…해법은 '비정규전'
캐나다 군 수뇌부의 판단은 냉정하다. 정규전에서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는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미군은 130만 명이 넘는 현역 병력과 항공모함 전단, 2000대 이상의 전투기를 보유한 반면, 캐나다군은 병력 약 10만 명, 전투기 수십 대 규모에 그친다.
이에 따라 캐나다군의 가상 모델은, 미군이 침공할 경우 주요 전략 거점이 수일 내 장악될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일부 분석에서는 "길어야 일주일, 빠르면 이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캐나다군은 정규전이 아닌 비정규전(Unconventional Warfare)을 현실적 대응 옵션으로 놓고 검토 중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무자헤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상대로 사용한 소규모 매복, 드론 공격, 사보타주, 치고 빠지기 전술이 참고 사례로 거론된다. 목표는 전면 승리가 아니라, 점령 비용을 극단적으로 높여 침공의 실익을 상쇄하는 것이다.
40만 자원 예비군 구상…'점령은 부담'이라는 신호
이와 함께 캐나다군 수뇌부는 자발적 참여 방식의 대규모 예비 전력 구상도 논의하고 있다. 제니 카리냥 국방참모총장은 장기적으로 40만 명 이상 규모의 자원 예비군(Volunteer Reserve Force)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정규군과 달리, 점령 상황을 가정해 도시 교란, 후방 방해, 정보 제공 등 비정규적 역할을 수행하는 시나리오에 포함된다. 징병제 도입은 현재로선 배제된 상태다.
캐나다 특수전사령부를 이끌었던 마이크 데이 예비역 중장은 "미군이 캐나다 전역의 주요 도시를 통제할 병력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점령 자체가 극도로 부담스러운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맹의 균열 아닌 '전략적 신호'
캐나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미국과의 결별 선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국은 여전히 나토(NATO),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등 다층적 동맹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워게임 검토를 "미국을 실제 적으로 간주했다기보다, 정치적 돌발 변수에 대비한 전략적 신호(Strategic Signaling)"로 해석한다. 즉,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권 침해에는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평화롭던 국경이 군사적 가정의 대상이 된 현실은, 트럼프 시대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동맹국 관계에까지 어떤 파문을 미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