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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1년, 세계 권력자들 다보스로 집결...규칙 질서 약화 현실화

- 미국 우선 정책에 맞춰 정상·빅테크 CEO 역대 최대 규모 참석
- 기후·포용 의제 후퇴…다보스, 협력 포럼에서 힘의 조정장으로 이동
스위스 다보스의 다보스포럼 2025년 연차총회장 입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다보스의 다보스포럼 2025년 연차총회장 입구. 사진=로이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전례 없는 규모의 글로벌 정치·경제 권력자들이 집결하고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 2기 출범 1년을 맞은 시점에서, 각국 국가 정상과 글로벌 대기업 최고경영자, 금융·기술 자본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다보스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포럼의 공식 의제는 ‘협력의 정신’이지만, 실제 논의의 중심은 급격히 재편되는 국제 질서와 미국의 정책 방향에 맞춰지고 있다.

이번 다보스 회의는 전통적인 글로벌 협력 담론보다는, 변화된 권력 구조 속에서 각국과 기업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조율하는 자리로 성격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규칙 기반 질서 약화와 다보스의 변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하에서 미국의 통상·외교·안보 정책은 기존의 규칙 기반 질서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동맹과 경쟁국을 구분하지 않는 관세 압박, 에너지와 자원의 전략적 활용, 기술 패권을 둘러싼 직접 개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보스의 분위기에도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과거 동 포럼의 핵심 화두였던 기후 변화, 포용 성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이번 회의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졌다. 대신 무역, 기술 통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가 주요 논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상과 빅테크의 대규모 집결


이번 회의에는 60여 개국 정상과 주요 국제기구 수장, 글로벌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와 발언 내용이 최대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미국 중심의 산업·기술 정책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국가·기업 간 이해관계 조정이 다보스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보스가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포럼을 넘어, 미국 행정부의 의중을 직접 확인하려는 자리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빅테크와 미국 행정부의 재정렬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 행정부와 실리콘밸리 간 관계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규제와 정치적 갈등을 겪었던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에서 새로운 협력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를 둘러싼 정책에서 미국 정부는 자국 기술과 기업의 우선권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업들의 수용과 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보스에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다수의 AI·반도체·플랫폼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다.

세일즈포스 CEO인 마크 베니오프를 비롯한 주요 기술 기업 인사들은 미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선적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유럽의 불안과 전략적 압박


기술과 통상 질서를 둘러싼 변화는 유럽 국가들에게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AI 규제, 반독점 정책, 디지털 법제를 통해 자율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미국 행정부와 빅테크의 결합이 강화되면서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유럽의 기술 규제와 통상 정책을 사실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다보스에서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럽 정상들은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과 동시에 자국 산업의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다보스의 성격 변화


다보스는 오랫동안 글로벌리즘과 협력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국제 질서가 규범 중심에서 힘과 이해관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포럼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명확한 정책 방향이나 공동 선언보다, 개별 국가와 기업의 생존 전략을 조율하는 비공식 접촉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다보스가 공론의 장이라기보다 권력 구조 변화를 반영하는 조정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부의 집중과 정치적 재편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는 부의 집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중심의 산업 정책과 기술 투자 확대는 일부 기업과 자산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고, 이는 다보스에 모인 참가자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다보스는 더 이상 글로벌 엘리트가 공통의 규범을 논의하는 공간이 아니라, 변화된 질서 속에서 각자가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접촉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각 정상과 빅테크 CEO의 조정 신호 주목 필요


이번 다보스 회의의 핵심은 선언문이나 공동 합의가 아니다. 미국 중심의 정책 방향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전달되는지, 이에 대해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들이 어떤 조정 신호를 보내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특히 통상 정책, AI와 반도체 공급망, 유럽과 미국 간 규제 갈등, 중동과 자원 전략을 둘러싼 논의가 회의 전반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되고 있는 흐름


트럼프 2기 1년을 맞은 시점의 다보스는 국제 협력의 이상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변화된 권력 구조를 반영하는 현실적인 무대에 가깝다. 규칙 기반 질서의 약화 속에서 다보스는 글로벌리즘의 상징에서 힘의 조정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회의는 국제 질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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