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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핵탄두 공장 비밀 증축…‘버튼 누르면 즉시 발사’ 태세 완비

위성사진 분석 결과, 쓰촨성 플루토늄·기폭장치 시설 2019년 이후 최대 폭 확장
美 펜타곤 “2030년 핵탄두 1000기 돌파”… 미·중 ‘강 대 강’ 핵 군비 경쟁 현실화
중국의 둥펑-5B(DF-5B) 대륙간 탄도 미사일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둥펑-5B(DF-5B) 대륙간 탄도 미사일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이 핵탄두 생산을 위한 비밀 시설망을 전례 없는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무기 비축을 넘어, 적의 공격 징후가 포착되는 즉시 핵 미사일로 반격하는 이른바 경보 즉시 발사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해 국제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8(현지시각)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인용해 중국이 핵탄두의 핵심 부품인 플루토늄 피트(pit)’와 고성능 기폭장치 생산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이 5년 내 미국의 핵 능력을 추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중국의 핵 야욕이 구체적인 시설 증축으로 확인된 셈이다.

비밀 핵 시설의 대변신… “2019년 이후 가장 광범위한 확장


빈 소재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와 런던 소재 검증연구훈련정보센터(VERTIC)가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중국 내 주요 핵 관련 시설에서 2021년 이후 급격한 확장이 일어났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레니 바비아즈 ONN 연구원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목격된 변화 수준은 우리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광범위하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쓰촨성 핑통과 쯔퉁 지역 시설이다. 플루토늄 피트 생산지로 알려진 핑통 시설은 최근 5년 사이 보안 울타리 구역이 두 배 이상 넓어졌다. 바비아즈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피트 생산시설 인근을 포함해 최소 10곳에서 신규 건물 증축과 시설 개선이 포착됐다. 피트는 핵탄두의 핵심인 분열 물질 코어로, 기폭 시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중추 부품이다.

핵폭발을 유도하는 고성능 기폭장치 생산기지로 지목된 쓰촨성 쯔퉁 지역 시설도 2019년 이후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대규모 보안 장벽 건설과 함께 폭발 실험용으로 보이는 돔 형태의 챔버, 핵탄두 설계의 취약성을 시험하는 충격관(shock-tube) 시설을 확인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4만 제곱미터() 규모의 거대 시설이 완공됐는데, 이는 핵탄두 조립과 운송 준비를 위한 공간으로 추정된다.

보복에서 선제적 대응으로… 공격적 핵 전략 전환


이러한 물리적 확장은 중국 핵전략의 질적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미 국방부(펜타곤)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현재 600기 초반 수준이나, 2030년에는 1000기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최근 중국이 5년 안에 미국의 핵 능력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운용 방식의 변화다. 데이비드 로건 터프츠대 교수는 중국 로켓군이 전투 준비 태세를 표준화하고 있다이는 평시에는 핵탄두와 미사일을 분리해 보관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중대한 변화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서방 분석가들이 입수한 중국군 내부 문건과 교과서에는 경보 즉시 발사시스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이 펴낸 교재는 전략적 조기 경보는 국가의 군사력을 반영하는 결정적 요소라며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조기 경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적의 미사일이 자국 영토에 떨어지기 전에 반격탄을 날려 억지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발적 핵전쟁 공포… 오판이 참사 부를 수도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급발진이 우발적 핵전쟁이라는 재앙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조기 경보 시스템이 기술적 결함이나 인적 오류로 수차례 거짓 경보를 울려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퉁 자오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전통적인 지연 보복정책을 버리고 신속 대응으로 선회하는 것은 오해나 과잉 반응, 나아가 우발적인 핵전쟁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약 3700기로, 중국이 단기간에 이를 수치적으로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사일 사일로(격납고)를 늘리고, 지하 터널을 뚫어 핵실험 재개를 준비하는 징후까지 포착되면서 미·중 간 강 대 강군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베이징이 표면적으로는 군비 경쟁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물밑에서는 전면적인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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