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달러 투자 유치·2030년 세계 10대 조선국 목표…미·중 해운 갈등이 기회로
전함·상선·친환경 선박까지 ‘올인’…모디 “우리는 시계와 싸운다”
전함·상선·친환경 선박까지 ‘올인’…모디 “우리는 시계와 싸운다”
이미지 확대보기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지난달 말 뭄바이에서 열린 해양 산업 쇼케이스에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탑승하세요"라고 초청하며 인도의 해양 역량을 되찾고 회복력 있는 경제 및 전략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2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
모디 총리는 29일 글로벌 해양 CEO 포럼에서 인도를 "전략적 자율성, 평화, 포용적 성장의 상징"으로 소개하며, 글로벌 긴장, 무역 중단, 변화하는 공급망을 견뎌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투자자들은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행사기간 동안 총 1,35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약속을 쏟아냈다. 이는 2023년 마지막 주요 해양 포럼 대비 41% 증가한 수치로, 항만 개발, 해운, 조선, 지속 가능성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러한 투자 유치 뒤에는 더 깊은 야망이 숨어 있다. 바로 산업 강화, 해군 역량 강화, 인도 무역을 담당하는 해상 통로 통제, 그리고 인도-태평양에 대한 해상 영향력 확대다. 뉴델리 옵서버 리서치 재단의 정책 분석가 비벡 미슈라(Vivek Mishra)는 "이제 우리는 해양 국가로서 일어설 때가 되었다"며 "우리는 너무 뒤처져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해운 산업 외에도 2030년까지 세계 10대 조선국 중 하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중국, 한국, 일본에 비해 세계 상업용 조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분석가들은 인도 선도 조선소들이 글로벌 기준에 맞춰 운영되고 있으며, 정책 동력이 지속된다면 확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한국은 인도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케랄라 주의 코친 조선소는 HD한국조선해양과 협력했고, 한화오션은 인도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를 개설했으며, 삼성중공업은 구자라트의 스완 디펜스(Swan Defence)와 공동 선박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해양장비협회도 폭넓은 지지를 약속했다. 인도 연구자 포럼(Indic Researchers Forum)의 분석가 스리니바산 발라크리슈난(Srinivasan Balakrishnan)은 "한국의 조선업계는 인도와 협력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 방위 부문을 가속화하는 똑똑하고 공생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일본 최대 조선소인 이마바리 조선소(Imabari Shipbuilding)와 일본 해운 대기업 미쓰이 OSK(Mitsui OSK)도 공동 유조선 생산을 모색 중이며, 노르웨이는 녹색 해운과 항해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의 긴 해안선과 인도양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은 인도의 가장 큰 자연적 이점 중 하나다. 인도양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상업과 에너지 공급의 중요한 동맥 역할을 하지만, 델리는 최근에야 이 우위를 체계적으로 공고히 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높은 철강 비용, 정책 병목 현상, 수입 부품 의존도가 산업 운영비를 부풀리고 있으며, "현장에 있는 것과 정책 수준에 있는 것 사이에 불일치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의 핵심 원자재인 철강은 인도에서 중국보다 더 비싸고, 특수 부품과 장비 수입은 번거로워 비용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자동차 산업을 구축했던 것처럼 더 넓은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민간 부문의 지원과 공공-민간 협력도 필수적이다. 항구 화물 물량은 3월 31일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연간 60% 이상 증가했으며, 선박의 평균 처리 시간도 10년 전 약 4일에서 2일 미만으로 줄어들어 인도 항구가 전 세계 교통을 유치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인도가 해양 분야에서 성공한다면, 이는 상업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큰 이점을 가져올 것이다. 인도 해군은 40일마다 새로운 군함 또는 잠수함을 추가하며, 2035년까지 200척의 함정을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47년까지 완전한 자립(Artmanirbharta)을 목표로 하며, 최근 롤스로이스와 협력하여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활용한 최초의 전기 전함을 건조하는 등 해군 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제독 기리시 쿠마르 가르그(Girish Kumar Garg)는 "전기 전함은 인도 해군에 있어 군함 기술의 획기적인 도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디 정부에게 앞으로의 여정은 대담한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이 인도의 해양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자립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 것이다. 미슈라는 "해양 강국이 되려면 우리는 시간과 싸우고 있다"고 강조하며, 인도의 해양 재건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