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AI 투자 우려 속 선별적 기술주 베팅…알파벳 주가 올해 46% 상승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투자는 버크셔가 기술주에 드문 베팅을 단행한 사례로, 버핏 체제하에서 마지막 대규모 투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9월 30일 기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지분 1785만 주를 보유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이는 14일 종가 기준 약 49억3000만 달러(약 7조2000억 원) 규모다.
버크셔의 이번 알파벳 주식 매입은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루어져 한층 주목받았다. 최근 주요 기술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이를 구동할 칩을 수백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은 올해 말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난다. 후임으로는 그레그 에이블이 CEO 자리를 이어받는다.
로이터는 버크셔의 이번 알파벳 주식 매입이 버핏 본인 이외에 포트폴리오 매니저 토드 컴스와 테드 웨슐러 혹은 버핏의 후임자인 에이블이 결정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다만 버핏이 대규모 투자를 감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버핏과 고(故) 찰리 멍거 부회장은 2019년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구글에 더 일찍 투자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 바 있다.
멍거는 당시 “우리가 실수했다”고 언급했다.
선별적 투자
이번 투자로 버크셔는 AI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기술 대기업 알파벳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알파벳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은 25.01배로, 엔비디아(30.02배)와 마이크로소프트(29.37배)보다 낮다.
버크셔는 반면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지분 보유액은 줄였다.
이 과정에서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올해 들어 사상 최다 수준으로 증가하며 일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기도 했다. 버핏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투자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벳 투자로 시장의 이러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로이터는 "버크셔의 알파벳 투자 사례는 회사가 신중함과 기회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회복탄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선별적으로 자본을 배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알파벳 주가는 46% 상승하며, 뉴욕 증시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