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알파벳 주가가 17일(현지시각) 급등하며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알파벳은 장중 전거래일 대비 6.3% 급등한 294.50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전 장중 최고 기록은 12일 기록한 192.36달러, 마감가 기준 최고 기록은 11일의 291.74달러다.
알파벳 주가 급등을 촉발한 방아쇠는 지난 14일 장 마감 뒤 공개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의 공시였다.
공시에서 버크셔는 9월 말 현재 알파벳 주식 178만주, 약 43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주 투자에 늘 신중한 버크셔가 인공지능(AI) 핵심 종목 가운데 하나인 알파벳에 대규모로 투자했다는 사실은 알파벳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고, ‘AI 거품론’ 우려도 일부 누그러뜨렸다.
이날 알파벳은 3.11% 급등한 285.60달러로 마감했다.
버핏의 승인
버크셔가 보유한 알파벳 지분 규모 43억 달러는 약 3000억 달러에 이르는 버크셔의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1.43%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순위로는 10위에 이른다.
이번 투자를 누가 주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투자를 관리하는 테드 웨슬러와 토드 콤스 둘 중 한 명일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대규모 투자였다는 점에서 버핏의 승인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올해 말 버크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그레그 에이블에게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기로 했지만 이후에도 버크셔 회장으로 굵직한 결정에는 참여하기로 하는 등 주요 투자 결정 권한을 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AI 거품론 완화
버크셔의 알파벳 지분 투자로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는 일부 누그러지게 됐다. 알파벳 역시 AI 인프라 핵심인 데이터센터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 부각되는 AI 거품론은 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막대한 AI 투자에 근거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AI 기업들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오라클, 메타플랫폼스 같은 이들 하이퍼스케일러가 그동안 엄청난 돈을 AI에 쏟아 부었고, 앞으로 이런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정작 관련 순익은 아직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러나 버크셔는 이런 우려 속에서도 알파벳 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이는 버크셔가 간접적으로 AI 거품론은 근거가 없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다.
“싸고 탄탄하며 잠재력 있다”
버크셔의 알파벳 지분 매입은 특히 AI 종목 중에서도 알파벳은 거품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밸류에이션이 낮고, 탄탄한 현금 흐름을 갖고 있는 알파벳은 버크셔의 투자 원칙에도 딱 들어맞는 종목이다. 게다가 알파벳은 AI 성장 잠재력까지 갖추고 있다.
17일 배런스에 따르면 CFRA 리서치의 앤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분석 노트에서 버크셔가 알파벳에서 다른 기술 종목들에 비해 더 안락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파벳의 높은 현금 흐름과 핵심 사업 잠재력, 여기에 더해 내년 주당순익(EPS) 대비 약 22배 수준인 주가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지노는 판단했다.
알파벳의 선행주가수익배율(포워드 PER)은 현재 약 25배로 다른 AI 빅테크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비록 주가가 최근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주가는 이날 급등세로 올해 50% 넘게 급등하기는 했지만 다른 AI 종목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MS는 32배, 맞춤형 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은 51배에 육박하고, 대장주 엔비디아도 42배에 육박한다.
“검색 타격 없다“
버크셔가 뒤늦게 알파벳 매수에 나선 배경 가운데 하나인 잠재력은 알파벳의 주력 사업인 검색이 AI 시대에도 타격이 없을 것으로 버크셔가 믿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AI가 대세가 되자 일부에서는 알파벳 핵심 사업인 검색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답을 해주는 데 굳이 구글 검색에 의존할 필요가 있느냐는 예상이었다.
결과는 달랐다.
구글은 자체 AI 혁신으로 검색량을 되레 늘리는 데 성공했다. AI가 구글 검색에 탑재된 덕이다.
버크셔는 이미 구글 검색의 사업성을 인지하고 있던 터였다.
버크셔 산하의 자동차보험 부문인 가이코는 구글의 초기 주요 광고주 가운데 하나였다. 구글 초기 가이코는 사용자가 구글에 올라온 가이코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구글에 10달러씩을 지불했다.
버킷은 2018년 구글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았고, 얼마나 남는 장사를 하는지도 알았다면서 내가 몰랐던 것은 이 기술이 정말로 경쟁을 멈추게 할 만한 기술인지였다고 아쉬워했다.
이번에 알파벳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것은 구글 검색이 AI 시대에도 탄탄할 것으로 버크셔가 확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