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공급망 새중심 K산업] 전장분야서 높아진 K반도체 위상…투자확대로 경쟁력 지속

지난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 방문해 삼성·LG그룹 관계자 만나 공급망 안정 추진
삼성·SK·LG, 반도체를 비롯해 전장사업 분야 대대적인 투자 확대 방침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의 레디디스플레이가 차량에 적용된 모습. 사진=하만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의 레디디스플레이가 차량에 적용된 모습. 사진=하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등 전장 사업을 전개 중인 국내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바람으로 촉진된 반도체 수요 급등으로 급해진 자동차업계가 소프트웨어기반차량(SDV)에 필수적인 반도체 부품 공급망 확보를 위해 앞다퉈 한국을 찾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계열사 간 협력을 활용한 전장용 솔루션과 대규모 투자로 전장 이외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만의 경쟁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주 프리미엄 브랜드를 대표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만나 전장 분야에서 제품 공급 확대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국내 기업들에 대한 완성차 브랜드들의 협력 확대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 제품은 완성차 브랜드들이 추진 중인 SDV의 핵심 부품이지만 최근 AI 열풍으로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으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일부 제품의 가격을 60% 인상했다는 보도가 제기된 데 이어 2026년 생산분이 완판되면서 2027년 생산 제품을 논의하고 있을 정도다.

LG전자는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지는 않지만 전장 분야에서 100조 원에 이르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다. LG그룹의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전날 2026년형 메르세데스-벤츠 GLC 전기차에 40인치 초대형 차량용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의 GLC 전기차가 내년 상반기 북미와 유럽 시장에 출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LG그룹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제품에 적용되는 셈이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배터리 사업군도 전동화를 추진 중인 완성차 브랜드로서는 매력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월 벤츠와 50.5GWh 규모 대규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계열사에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완성차 브랜드로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완성차 브랜드 입장에선 재고 부족 상황에서도 확실한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왼쪽 둘째)이 13일 방한해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왼쪽 둘째)이 13일 방한해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


국내 대표 그룹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투자 확대를 통해 이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450조 원, LG그룹은 10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전날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거점인 평택캠퍼스 2단지 5라인(P5)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기는 2022년부터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거점 생산기지인 부산의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사업장에 구축 중인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시설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LG그룹은 5년간 10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이 중 60%를 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과 확장에 투입한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진입하면서 전장 분야에서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차량에 필요한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어 공급망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