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국내 투자…기업들 공급망 재정비 속도
희토류·반도체·2차전지, ‘새판 짜기’ 핵심축으로 부상
“다음 30년 결정될 3년”…정부·기업 역할 분담 시급
희토류·반도체·2차전지, ‘새판 짜기’ 핵심축으로 부상
“다음 30년 결정될 3년”…정부·기업 역할 분담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국내 주요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삼성 450조 원, SK그룹 128조 원, 현대자동차그룹 125조2000억 원, LG그룹 100조 원, HD현대 15조 원 등 향후 5년간 국내에만 총 800조 원 이상을 투입하며 공급망 대전환 국면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려는 움직임이다.
17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전문가들에게 질의한 결과, 탈중국 흐름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시장의 재배치와 공급망 속도전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탈중국을) 하고 있는데, 유럽은 중국과 접점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이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히니까 다른 권역으로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탈중국 했다는 것은 경제활동의 주안점을 다른 데로 옮겼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탈중국이) 한국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급망 대전환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로는 희토류·반도체·2차전지 등이 꼽힌다. 허 교수는 “희토류가 들어가지 않는 첨단 제품이 없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얼마나 문을 열어주느냐에 나라 경쟁력이 결정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희토류를 제외하고 가치사슬에 편승해야 한다”면서 “D램을 아파트처럼 위로 쌓은 HBM에 우리에게 공급망의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이어 조 교수는 “2차전지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 대체 수요가 나왔고, 에너지저장장치(ESS)도 큰 기회”라며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까지 유망 분야로 제시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대되는 분야는 결국 반도체”라면서 “반도체가 없으면 모든 미래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친환경 전환 부담으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간 정부와 기업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제언을 내놨다. 허 교수는 “대기업은 대응 여력이 있지만 하청업체인 중소기업들이 힘든 상황”이라며 맞춤형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 교수는 “정부는 국가부채를 늘리지 않는 것이 최대 기여”라면서 “규제 완화 등 민간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정부는 미국과의 복잡한 외교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편하게 수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기업들도 미국 투자와 국내 투자를 놓고 더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연진 기자·안우빈 인턴 기자 rachel080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