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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전자, 2027년 파운드리 흑자 전환 '승부수'…"매출 점유율 20% 목표"

美 테슬라·애플 수주 확보, 2나노 GAA 공정 안정화로 '반전 모색'
텍사스 테일러 공장 내년 본격 가동…"2027년 매출 84조원"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TSMC가 주도하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027년 흑자 전환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생산성을 높이고 테슬라, 애플 등 핵심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2022년부터 이어진 파운드리 사업부의 만성 적자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2022년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이 분기마다 최대 13억6000만 달러(약 1조9000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삼성은 2년 단위의 중기 사업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계획에 정통한 한 고위 업계 소식통은 "삼성이 (2027년까지) 매출 기준 2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장비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주문 기반 사업인 만큼, 선제적 투자를 위한 중기 계획이 꼭 필요하다.

11일(현지시각) WCCF테크, 테크넷북스 등 외신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분기마다 1조 원에서 2조 원 사이의 출혈을 감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차세대 제조 공정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었는데도,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지 못해 비용을 충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업계 내 평판 문제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테슬라·애플' 대형 수주…AI·HPC 수요가 '구원투수'


하지만 삼성은 최근 '올바른 방향'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와 체결한 165억 달러(약 24조 원) 규모의 계약은 삼성에게 중요한 돌파구로 여겨진다. 애플을 포함한 북미의 거대 기술 기업들과의 계약을 강화하며 거대 기술 기업 고객사 수주를 통해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AI(인공지능)와 HPC(고성능 컴퓨팅) 칩 수요가 4나노, 5나노, 8나노 등 안정화된 공정에서 크게 증가한 것도 좋은 신호다. 삼성은 과거와 달리 이들 공정의 수율을 성공적으로 안정화시켜 고객에게 매력적인 제조 대안이 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역대 최대 수주량"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손실액도 1조 원 미만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차세대 공정인 2나노 GAA 공정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공정은 2026년 2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과 '갤럭시 S26 플러스' 기본 모델에 탑재될 '엑시노스 2600' 칩 생산에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은 퀄컴에도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샘플을 평가용으로 제공했다. 다만 업계는 퀄컴이 현행 주력 칩셋보다는, 2026년에 출시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6세대'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6세대 프로' 모델의 생산 주문을 삼성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美 테일러 공장, 내년 3분기 가동…'미래 성장 핵심 거점'


2027년 목표 달성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가동도 임박했다. 이 공장은 2026년 개장할 예정이며, 현재 장비 설치가 진행 중이다. 완전 가동은 3분기로 예상된다.

앞서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테일러 공장에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설치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테슬라와 애플 같은 주요 고객들이 이미 이 신규 공장의 물량을 확보함에 따라, 삼성은 초기 단계부터 최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삼성은 테일러 부지에 초기 생산 라인보다 상당히 더 큰 규모가 될 2번째 라인(2단계)을 준비 중이다.

삼성은 이전에 2세대 2나노 GAA 노드의 기본 설계를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현재의 최우선 과제는 기존 2나노 GAA 공정의 수율을 안정적으로 개선하는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27년 파운드리 매출을 현재 수준보다 3배 이상 증가시켜 약 84조 원에 이르게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성능 컴퓨팅(HPC), 차량용 반도체, 5G, 사물인터넷(IoT) 등 비메모리 제품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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