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코스피 4000 돌파 '불장'에도 개인은 '마이너스'

주요 투자주체별 11월 순매수 TOP 10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집계=정준범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투자주체별 11월 순매수 TOP 10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집계=정준범 기자
11월 들어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활황 국면에 진입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11월 첫 주(3~10일)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종목 10개 가운데 8개가 손실권으로 마감하며, 개인의 투자 행태가 시장 흐름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이코노믹이 10일 한국거래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개인은 SK하이닉스(2조1849억 원), 삼성전자(1조3077억 원), 두산에너빌리티(6341억 원), NAVER(5099억 원) 등을 집중 매수했다.

하지만 10개 종목 중 수익권에 오른 종목은 SK하이닉스(+3.72%)와 LIG넥스원(+3.58%) 단 두 개뿐이었다. 삼성전자(-3.12%), NAVER(-4.15%), 삼성SDI(-6.09%), 에코프로(-5.07%) 등은 모두 손실권에 머물렀다.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추정 수익률은 -2.2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한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최근 NH투자증권이 고객 240만 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전체 투자자 중 손실 계좌 비중이 54.6%, 1인당 평균 손실액은 931만 원에 달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의 손실 비율이 60%에 달해 '포모(FOMO)' 심리에 이끌린 무리한 추격매수가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을 보면 삼성전자, NAVER, 삼성SDI, 에코프로 등 고평가 논란이 지속된 성장주가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 종목은 테마 랠리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전고점 회복'을 기대하며 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SK하이닉스, 조선·방산·인프라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실적 모멘텀이 뚜렷한 업종에 집중 투자했고, 11월 초 코스피 반등을 주도하며 수익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역방향 투자' 패턴이 되풀이됐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상승할 때 뒤늦게 진입한 개인들은 평균단가가 높아 지수 반등이 와도 체감 수익률이 낮다"며 "손실을 본 종목을 끌고 가며 원금 회복만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이런 구조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이번 상승장은 반도체와 조선·방산·원전 등 '조방원' 업종이 이끈 랠리였다"며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개인들은 여전히 손실권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들이 집중 매수한 삼성전자, 삼성SDI, NAVER 등은 이미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이라며 "지수가 4,000선을 넘었다고 뒤늦게 추격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11월 초부터 시장을 이끈 업종은 명확하다. SK하이닉스는 HBM 호황과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되며 상승했고, LIG넥스원은 방산 수출 모멘텀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나머지 8종목은 모두 음(-)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SDI(-6.09%)와 에코프로(-5.07%)는 2차전지 업황 둔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었고, NAVER(-4.15%)는 플랫폼 규제와 AI 경쟁 부담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개인들이 여전히 이전 사이클의 주도주에 집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수의 방향보다 업종의 질을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외국인과 기관은 반도체·조선·방산 등 실적 기반 업종을 정조준한 반면, 개인은 여전히 2차전지·성장주 등 테마 중심 종목에 묶여 있다.

결국 '지수의 상승'을 쫓기보다 '내 포트폴리오의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진짜 수익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