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부재로 자기구원 능력 상실, 권력투쟁 속 서서히 붕괴"
이미지 확대보기4중전회 직전 장성 9명 대거 숙청
중국 국방부는 4중전회 개최 3일 전인 지난달 17일, 허웨이둥(何衛東)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포함한 고위 장성 9명의 당적과 군적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숙청 대상에는 먀오화(苗華) 전 중앙군사위원, 허훙쥔(何鴻俊) 전 정치공작부 부주임, 왕슈빈(王樹斌) 전 합동작전센터 부국장, 린샹양(林向陽) 전 동부전구 사령관, 진수퉁(秦樹桐) 전 육군 정치위원, 위안화즈(袁華智) 전 해군 정치위원, 왕춘닝(王春寧) 전 무장경찰 사령, 장펑중 전 로켓군 정치공작부 주임이 포함됐다.
차이샤 전 교수는 이번 숙청이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이 시진핑 세력을 겨냥해 감행한 선제 정치공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는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 기고문에서 "2022년 이후 약 30명의 고위 장성이 해임되거나 행방불명됐다"고 지적했다.
4중전회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장유샤 제1부주석의 동향인 장성민(張昇民) 군 기율위원회 서기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장성민은 정치국 진입에는 실패했다. 차이샤 전 교수는 이를 양측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한 채 위태로운 공존을 강요받는 '공포의 균형' 상태로 해석했다.
장유샤는 "반시진핑이지 반당은 아니다"
차이샤 전 교수는 장유샤가 시진핑을 완전히 축출하지 않은 이유를 "반시진핑이지 반당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유샤는 자신의 생명과 지위 보호를 위해 시진핑에 반대하지만, 공산당 체제 자체를 무너뜨릴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행동은 당 원로들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차이샤 전 교수는 시진핑의 현재 상황이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권좌에서 밀려난 화궈펑(華國鋒)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1976년 마오쩌둥 사망 후 후계자가 된 화궈펑은 당 원로들과 함께 문화대혁명을 주도한 4인방을 제거했다. 그러나 "마오 주석이 결정한 것은 확고히 지지하고, 마오 주석이 지시한 것은 흔들림 없이 따른다"는 '양개범시(兩個凡是)' 원칙을 고수하다가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실각했다.
차이샤 전 교수는 현재 덩샤오핑 같은 지배적 원로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세대 당 원로들은 시진핑과 장유샤의 전면 충돌이 당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을 우려해 양측을 모두 제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부를 장악한 장유샤와 당 원로들은 시진핑의 통치가 중공을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갔다고 판단하면서도, 그를 공개적으로 축출하거나 비판할 경우 당이 전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양측은 위험한 교착 상태에 갇혔다.
개혁파 사라지며 위기 극복 능력 상실
차이샤 전 교수는 중공이 위기 극복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중공은 역사적으로 수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항상 생존했다. 가장 큰 위기는 중국 경제를 거의 파괴한 문화대혁명이었다. 마오쩌둥 사후 당은 정치적 박해 피해자들을 복권하고 경제 개혁을 시작해 간신히 회생했다. 이는 후야오방(胡耀邦)과 자오쯔양(趙紫陽) 같은 개혁 성향의 양심적 지도자들이 가능하게 했다. 그들은 중국 인민의 지지를 받았기에 중공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진핑 통치 10여 년을 거치며 중공은 더 깊은 위기에 빠졌다. 문화대혁명 이후와 달리 당내에 개혁파가 남아있지 않다. 문화대혁명 이후 당을 구한 지도자들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온건했던 리커창(李克强) 전 총리와 왕양(汪洋) 전 정협 주석 같은 인물들도 배제됐다. 리커창 전 총리는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사망하기까지 했다.
지난달 열린 4중전회에서는 중앙위원 14명의 당적 박탈이 결정됐으며, 이 가운데 9명이 군 장성이었다. 중앙위원 결원을 보충한 11명은 모두 문민 관료였다. 2022년 10월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충성파들이 완전한 통제권을 장악했다. 시진핑이 신뢰하는 관료들은 권력과 부에만 관심 있는 기회주의자들로, 정치 개혁을 추진할 수 없다.
시진핑의 경쟁 파벌인 장유샤와 당 원로들도 무엇보다 중공 체제 유지에 헌신하고 있다. 일부 관료들이 진심으로 개혁을 원할 수 있지만, 실질적 권력이나 영향력 없이는 무력하다. 상황을 바꿀 능력 있는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중공의 위기는 해결 불가능한 교착 상태가 됐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해 차이샤 전 교수는 중공이 치열한 권력투쟁에 갇힌 채 각종 위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 장기간의 투쟁 속에서 당은 서서히 해체와 최종 붕괴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