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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희토류 전쟁 수혜자 지나 라인하트 핸콕 회장...투자금 3배 불려 18억 달러 벌다

지나 라인하트 순자산 329억 달러 돌파...MP·라이너스 등 중국 밖 희토류 4개사 집중 투자
미·중 희토류 전쟁에서 최대 수혜자로 호주 최대 부호 지나 라인하트가 떠올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희토류 전쟁에서 최대 수혜자로 호주 최대 부호 지나 라인하트가 떠올랐다. 사진=로이터
미·중 희토류 전쟁에서 최대 수혜자로 호주 최대 부호 지나 라인하트가 떠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4(현지시각) 라인하트가 20년 넘게 쌓아온 희토류 투자 가치가 미·중 갈등 속에서 급등하며 순자산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라인하트가 보유한 4개 희토류 기업 지분 가치는 올해 초 57000만 달러(8200억 원)에서 18억 달러(25800억 원)3배 이상 치솟았다. 덕분에 그의 순자산은 329억 달러(473200억 원)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 10번째로 부유한 여성이다.

3년 전부터 중국 밖 희토류 기업에 집중 투자


라인하트의 희토류 투자는 중국이 올해 초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을 막으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와 제재에 맞서 희토류 수출을 틀어막았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영구자석 제조의 90%를 차지하며 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모은 자료를 보면 라인하트는 최소 3년 전부터 희토류 기업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의 비공개 기업 핸콕 프로스펙팅은 2022년 호주 아라푸라 희토류에 첫 투자를 단행했고, 2023년에는 브라질리안 희토류에, 2024년에는 라이너스 희토류와 MP 머티리얼즈에 각각 지분을 확보했다. 핸콕 프로스펙팅은 성명을 내고 라인하트가 2020년부터 희토류 투자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드니 소재 천연자원 전문 투자회사 테라캐피털의 딜런 켈리 리서치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라인하트와 핸콕 팀은 누구보다 이 분야 장기 전망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라인하트의 희토류 투자를 캐나다 억만장자 에릭 스프로트의 귀금속 투자에 견줘 "시기와 방향이 정확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밖 최대 희토류 지분 보유...MP 주가 270% 급등


라인하트는 현재 중국 밖에서 세계 최대 규모 희토류 지분을 쌓았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MP 머티리얼즈 최대 투자자 중 한 명이며, 호주 라이너스 희토류의 두 번째 큰손이다. 이 두 기업은 중국 밖에서 가장 중요한 희토류 생산업체로 꼽힌다.
MP 머티리얼즈는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미국 국방부에서 4억 달러(5600억 원) 지분 투자를 받으며 라인하트 사업이 미국 국방 공급망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MP 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을 1킬로그램(kg)에 110달러(158000) 최저 가격으로 10년간 전량 사들이기로 했다.

라인하트가 지원하는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등 남태평양 밖에서도 희토류 탐사에 나서고 있다. 호주, 말레이시아, 브라질, 미국에 걸친 4개 상장 희토류 기업에 대한 그의 지분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3배 이상 뛰었다.

·호주 정부 10억 달러 투입...아라푸라 지분도 확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미국 자동차 업계와 첨단 기술 산업에 직격탄이 됐다. F-35 전투기 한 대에는 약 408kg 희토류가 들어가며, 평판 텔레비전과 첨단 무기 생산에도 필수다.

미국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MP 머티리얼즈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애플도 이 회사와 5억 달러(7197억 원) 규모 희토류 자석 공급 계약을 맺었다. 투자자들은 MP 머티리얼즈 주가를 올해 들어 270% 끌어올렸고, 덕분에 라인하트가 보유한 7.8% 지분 가치는 10억 달러(14300억 원)에 육박하게 됐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백악관 회동에서 양국 정부가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최소 10억 달러(14300억 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라인하트가 최대 주주인 아라푸라 희토류에 1억 달러(1430억 원) 지분 투자가 포함됐다. 미국 수출입은행도 아라푸라에 최대 3억 달러(4310억 원) 자금 지원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와 앨버니지 합의가 나온 직후 핸콕 프로스펙팅은 아라푸라에 대한 지분을 약 15%로 두 배 늘렸다. 아라푸라 주가는 올해 들어 140% 급등했다. 최근 조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라푸라의 마크 사우시 회장은 인터뷰에서 "노란스 프로젝트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동되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5%를 맡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라인하트는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 밖에서 공급망을 만들려는 그의 큰 그림의 일부"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근 '트럼페트' 멤버...마러라고 단골 방문


라인하트의 희토류 투자 성공 뒤에는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성 그룹 '트럼페트'에 속한 라인하트는 작년 트럼프 선거 당일 파티에 참석했으며, 그의 전용기 비행 기록을 보면 최근 5년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이 가장 자주 간 해외 목적지였다. 최근에는 지난달 27일 퍼스를 출발해 이달 3일까지 팜비치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라인하트는 트럼프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앤테크놀로지 그룹 주식 25만 주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보면 이는 공식으로 확인된 투자다.

트럼페트 창립자 중 한 명인 토니 홀트 크레이머는 인터뷰에서 "2018년께 마러라고 한 파티에서 라인하트를 소개받았다""우리는 금방 뜻이 통했고, 대통령을 향한 존경심을 나눴다"고 돌이켰다. 그는 라인하트가 곧 리조트 클럽 회원이 되고 동료 트럼페트가 됐다고 덧붙였다.

라인하트가 지원하는 라이너스 희토류의 아만다 라카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컨퍼런스콜에서 "라인하트는 중국 밖 산업 발전에 집중하라고 자주 격려한다"고 밝혔다. 라카즈 CEO는 같은 통화에서 라이너스가 미국, 호주, 일본 정부와 "정부 개입과 가격 바닥선 제공을 목표로"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라인하트의 희토류 투자가 지정학 판에서 발언권을 확보하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퀸즐랜드대학교 지속가능광물연구소의 이언 새치웰 겸임교수는 "라인하트의 투자는 전략이지 산발적이지 않다""그는 결국 지정학 판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라인하트의 모든 투자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 수요 감소로 리튬 공급 과잉이 일어나며 일부 리튬 투자는 타격을 입었다. 핸콕이 16% 지분을 보유한 호주 리튬 생산업체 라이언타운 리소스 주가는 20236월 고점보다 63% 떨어졌다. 핸콕 프로스펙팅은 지난 6월 결산 회계연도 실적에서 철광석 가격 약세를 이유로 매출과 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라인하트의 희토류 투자가 앞으로 지정학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호주 광물위원회의 타니아 콘스터블 CEO는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MP 머티리얼즈 투자는 다른 정부들도 따를 본보기"라며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더 많은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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