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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TSMC, AI 칩 시장 독점…'데이터센터 호황' 업고 압도적 성장

엔비디아 '블랙웰'까지 독점 생산…3년간 분기 매출 2배 급증
"5년간 6.7조 달러 투입"…PEG 1.1, "주가 여전히 합당한 저평가"
AI 데이터센터 호황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TSMC. 엔비디아 '블랙웰' 등 차세대 AI 칩을 독점 생산하며 3년간 분기 매출 2배 급증 등 압도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 데이터센터 호황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TSMC. 엔비디아 '블랙웰' 등 차세대 AI 칩을 독점 생산하며 3년간 분기 매출 2배 급증 등 압도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가 AI 데이터센터 호황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AI 칩 시장의 '곡괭이와 삽', 즉 '핵심 인프라 공급자' 지위를 선점한 TSMC가 데이터센터 지출 급증세와 '경쟁사 우위'에 힘입어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주가 역시 이러한 상승 잠재력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AI 붐 업고 '절대 강자' 입증…엔비디아 업고 매출 '질주'


4일(현지 시각) 모틀리풀(Motley Fool)이 취합한 전 세계 주요 파운드리 업체의 분기별 데이터를 보면, TSMC는 시장을 압도적인 격차로 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지난 3년간 점유율을 가파르게 확대해왔다. 이 시기는 AI 데이터센터 붐이 일어난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기간 TSMC의 분기별 매출은 약 125억 달러(약 18조 원)에서 255억 달러(약 36조 원)에 육박하며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러한 급증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칩 시장의 92%를 장악한 엔비디아와의 독점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인 '호퍼'(H100)와 그 후속작 '블랙웰'(B200, GB300)을 전량 생산한다.

설사 엔비디아의 독주가 주춤하더라도 TSMC의 지위는 견고할 전망이다. TSMC는 브로드컴, 퀄컴,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등 엔비디아의 잠재적 경쟁사들의 칩 또한 생산하고 있다. 즉 AI 칩 시장이 성장하는 한 TSMC는 지속해서 번영할 기반을 갖췄다.

TSMC의 경쟁 우위는 단순히 생산량을 넘어선다. 외신은 TSMC가 생산 능력, 장비 그리고 수십 년간 축적된 전문 지식의 결합을 통해 현존하는 가장 복잡한 칩을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독보적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칩 패키징·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 기술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결합·3D 적층 기술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

AI 칩처럼 고도로 복잡한 반도체 시장에서는 가격보다 '제조 확실성'이 중요하다. 고성능 AI 칩(예: GB300)의 생산 실패 시 비용이 엄청나게 커서 가격 경쟁보다 품질 안정성과 일정 보장에 대한 프리미엄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칩 설계 회사들은 다른 파운드리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TSMC가 제공하는 확실한 품질과 공급 능력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분석이다.

"5년간 9600조 원" 투자 붐…'저평가' 매력 여전


AI 인프라에 쏟아지는 자금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킨지앤드컴퍼니는 앞으로 5년 동안에만 전 세계 데이터센터 지출이 6조7000억 달러(약 96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전통 IT 애플리케이션 지출액은 약 1조5000억 달러(약 2160조 원)에 불과하며, 나머지 막대한 자금, 즉 약 5조2000억 달러(약 7490조 원·77%)를 AI 데이터센터에 투입하리라고 추정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Azure)·구글(Alphabet)·메타플랫폼스(Meta)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모두 TSMC 칩을 사용하는 AI 서버 인프라에 재정 투입을 가속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새로운 AI 소프트웨어,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산업을 지탱할 막대한 컴퓨팅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세계 기업들의 전략 베팅이다.

시장의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TSMC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55%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의 시각이다. 2025년 예상 연간 매출은 약 1000억 달러 내외(약 144조 원, 지난해 대비 약 25% 성장)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TSMC가 앞으로 3~5년간 연평균 29%에 이르는 폭발적 수익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TSMC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1배 수준이다.

미래의 예상 수익 성장을 현재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는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을 사용하면 현재 TSMC의 이 비율은 1.1 미만, 자세히는 약 1.1 수준이다. 이 수치는 TSMC가 시장의 성장 추정치를 충족시킨다는 가정하에 현재 주가가 '합당한 저평가' 수준일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TSMC는 세계 반도체 시장 내 '비주기 성장주(Structural Grower)'로 분류 가능하다.
외신은 "더 광범위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예기치 않게 중단되지 않는 한, TSMC의 확고한 경쟁 위치와 주가 상승을 의심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TSMC가 'AI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가운데 앞으로 AI 칩 수요 곡선과 TSMC 매출 그래프가 동행하는 흐름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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