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승리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3일(현지 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핀볼드(Finbold)에 따르면 버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에서 자신을 연기한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컴퓨터 화면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을 공유했다.
영화 ‘빅쇼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하고 이에 베팅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버리는 해당 투자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버리는 해당 게시물에 “우리는 때때로 거품을 본다”면서 “때로는 그것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플레이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승리 전략이다”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이는 1983년 영화 ‘워게임(War Games)’의 대사를 인용한 것으로, 현재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투기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버리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린 것은 지난 202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핀볼드는 버리의 게시 글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시장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는 경고라고 해석했다. 버리는 과거 시장 붕괴 직전마다 반(反)대중적 관점으로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버리의 발언은 인공지능(AI) 열풍이 새로운 자산 거품을 촉발하고 있다는 논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대표적으로 AI 반도체 주식 엔비디아는 2023년 초 이후 주가가 1200%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5조 달러(약 7150조 원)를 돌파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100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다.
버리는 자신의 X 계정 이름도 ‘카산드라 언체인드(Cassandra Unchained)’로 변경했다. 이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진실을 예언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비운의 예언자 카산드라’ 빗댄 표현으로, 자신이 시장의 위험 신호를 외치고 있으나 무시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는 프로필 상단 이미지를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투기 붐을 풍자한 그림인 ‘튤립 버블 풍자화(Satire of Tulip Mania)’로 교체했다. 역사상 대표적인 자산 거품을 상징하는 장면을 통해 현재 시장이 비슷한 투기적 과열 상태에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버리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 그의 예측 이력으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헤지펀드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를 통해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 주택시장에 ‘역베팅’을 해 수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후에도 버리는 밈 주식, 가상화폐, 고성장 기술주 등의 과열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며 알리바바·징둥닷컴·룰루레몬 등 일부 종목의 콜옵션을 매입했으나, 이번 발언은 재차 AI 중심의 금융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