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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3500억 달러 투자 협상 '막판 진전'…APEC서 최종 타결 가능성

김용범 "주요 쟁점 폭넓게 합의"…현대차·SK·한화 총수들 트럼프와 마러라고 골프 회동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관세협상 진전과 산업 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관세협상 진전과 산업 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3500억 달러(약 496조 원) 규모 대미 투자펀드 조달 방식을 놓고 벌여온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블룸버그통신이 20(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양국이 여러 쟁점에서 폭넓은 합의에 이르렀다""다음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최종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다만 몇 가지 쟁점은 여전히 추가 협상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측 고위 관료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핵심 미국 측 인사들과 잇따라 회의를 가졌다. 양국은 지난 7월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투자펀드 구조를 둘러싼 이견으로 후속 협상이 이어졌다.

재벌 총수들 트럼프와 골프 외교


이번 진전은 한국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러라고 골프 행사에 참석한 직후 발표됐다.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SK, 한화 총수들이 일본과 대만 기업 대표들과 함께 이 행사에 동참했다. 7시간 넘게 이어진 이 모임에서 경영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및 투자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거래 성사와 국제 외교의 장으로 자주 활용해 왔다. 그는 이곳에서 수많은 글로벌 지도자와 기업 총수들을 초청해 회담을 진행해 왔다.

한국 재벌들은 미국 내 최대 외국인 투자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들은 전기차 및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며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충분한 취업 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9월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미국 이민당국이 전례 없이 급습하면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체포됐고, 비자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일부 근로자를 다시 미국으로 보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 혼합 대출·보증 방식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투자금을 '선불'로 지급할 것을 되풀이해서 요구해 왔다. 반면 한국은 당초 통화 스와프를 추진하며, 제안된 금액이 외환보유고의 80% 넘게 해당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59월 기준 한국 외환보유고는 4220억 달러(5987700억 원).
일부 보도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투자 패키지가 이제 원화와 달러를 혼합한 통화로 대출 및 보증 형태로 구조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전액 달러 현금 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투자 패키지는 1500억 달러(2128300억 원) 규모 한·미 조선협력(마스가) 프로젝트와 2000억 달러(약 283조7800억 원) 반도체·원전·이차전지·바이오 투자펀드로 구성돼 있다.

양국 정부는 오는 1031일부터 11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최종 합의 목표 시점으로 두고 협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APEC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양국 정상회담에서 투자 패키지 최종 합의가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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