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의 비즈니스 제국에서 핵심 임원들이 잇따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중한 업무 강도와 정치적 행보, 전략 수정과 대규모 감원이 겹치면서 인재 유출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에서 지난 1년간 고위 임원 다수가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FT는 전했다.
◇ 테슬라·xAI, 핵심 임원 연쇄 퇴사
FT에 따르면 테슬라에서는 미국 판매팀, 배터리·파워트레인 부문, 공공정책 부서,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떠났다. 다목적 휴머노이드 로못 옵티머스와 AI팀의 핵심 멤버들도 이탈해 회사 미래 전략에 타격을 주고 있다.
머스크가 지난해 3월 소셜미디어 X와 합병한 xAI 역시 고위 인사의 이탈이 특히 심각하다고 FT는 전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법무 책임자가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회사를 떠났고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였던 이고르 바부슈킨도 최근 사임했다.
◇ 탈진·정치색·전략 혼선이 원인
이같은 임원들의 퇴사 배경에는 머스크 특유의 ‘밤낮 없는 선거운동식 업무 방식’이 자리한다는 지적이다. 한 퇴직 임원은 “머스크와 일하면 1주일에 120시간 이상 근무가 기본”이라고 전했다.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정치적 발언과 트럼프 지지, 극우 인사 옹호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행보도 내부 반발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머스크가 저가형 전기차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로봇·AI·로보택시 투자로 방향을 틀자 테슬라의 탄소배출 저감 정책을 중시하던 직원들이 실망해 회사를 떠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충전 인프라 책임자, 사이버트럭 출시 총괄, 슈퍼차저 팀 리더 등 중견·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이직하거나 경쟁사로 옮겨갔다고 FT는 전했다.
◇ 머스크식 경영의 빛과 그림자
일부 임원들은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하지만 최근 8년간 테슬라에서 근무한 한 전직 관리자는 “머스크가 민주주의 제도와 회사 사명 모두에 큰 손상을 입혔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