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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 생체 정보 유출 '철통 경계'

전용 화장실부터 담배꽁초까지…DNA 흔적 지우기 총력
최고지도자 건강은 체제 안정과 직결…한미일 정보전 경계
1일(현지시각) 전용열차를 탄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이미지 확대보기
1일(현지시각) 전용열차를 탄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그의 건강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북한의 철통 보안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전용 화장실 설치는 물론, 담배꽁초 하나까지 철저히 수거하는 등 외부로 흘러나갈 수 있는 모든 생체 정보를 원천 차단하려는 시도가 포착됐다고 닛케이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식(전승절)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 열차에 오른 김 위원장의 동선에는 이처럼 삼엄한 경계 태세가 깔려있다고 한일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암살 시도나 건강 상태 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DNA, 식생활 상태 등 생체 정보 유출을 막고자 전용 열차에 특수 장비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이번 방중 길에도 어김없이 전용 화장실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배설물을 통해 건강 정보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런 정보가 외부 정보기관에 넘어갈 경우 암살 위험을 높이거나 북한 체제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화장실 경호'는 북한 내 군부대나 공장을 시찰할 때도 마찬가지로, 차량에 전용 화장실과 개인 욕실까지 싣고 다닌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2018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은 김 위원장이 현지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도록 전용 변기를 직접 공수해왔다. 같은 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역시 전용 화장실을 항공편으로 실어 날랐다.

◇ 담배꽁초·펜·식기…흔적 지우기 총력


김 위원장의 타액이 묻은 담배꽁초 역시 특급 관리 대상이다. 2019년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던 김 위원장이 중국 난닝시 역에 잠시 내려 담배를 피우자,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옆에서 꽁초를 챙기는 장면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김 위원장은 당시 자신이 쓴 성냥개비마저 직접 거둬들이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밖에도 외국 호텔에 묵을 때 수행원들이 직접 객실을 청소해 머리카락 한 올, 침 한 방울 남기지 않도록 모든 흔적을 제거한다. 김 위원장이 사용한 식기류, 수저, 컵 역시 DNA 정보가 남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정상회담 서명식 같은 공식 행사에서는 현장에 비치된 펜 대신 북측이 준비한 펜을 사용해 지문 채취 가능성을 사전에 막는다.

암살 위협에 대비한 소독 절차도 유별나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장에서는 한 수행원이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 구석구석에 소독약을 뿌리고 여러 차례 닦아내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때로는 공기 중에 소독제를 뿌려 환경 자체를 통제하기까지 했다.

◇ '최고 존엄' 건강은 곧 국가 안보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최고지도자의 건강 정보 유출은 곧 국가 체제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그는 "한국, 일본, 미국 등 정보기관들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 변화나 만성질환 여부 등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분석할 수 있다"며 "북한이 머리카락이나 배설물 유출을 막아 최고지도자의 생체 정보를 봉쇄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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