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한은이 발표한 '美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관세정책 시행으로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이 각각 0.45%P, 0.60%P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0.8%)보다 소폭 높여 0.9%로 제시했는데,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없었다면 올해 1% 중반대 성장률 달성이 가능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과 주요국의 관세 협상이 종료된 가운데 한국은 관세율 인상폭이 50개국 중 18위로 중상위 그룹에 속해 결과적으로는 관세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관세 협상에서는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많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사실상 소멸되면서 평균 관세율이 무관세에서 15% 안팎으로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유럽연합(EU)과 일본보다 관세 위협 노출도가 큰 측면이 있다.
EU와 일본의 경우 내수 비중이 큰 데다 관세 합의로 비교적 낮은 관세율이 부과되면서 성장 둔화 폭이 제한적인 편이다.
한은의 추정 결과 미국 관세정책 영향으로 일본과 EU는 올해 성장률이 0.2%P 깎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로별 성장 영향을 살펴보면 무역 경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23%P, 0.34%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관세 부과 전과 비교했을 때 대미 수출은 7%, 대중 수출은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 경로를 통해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내수를 중심으로 각각 0.09%P, 0.10%P 깎일 것으로 보인다. 관세 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금리인하 속도 지연으로 내년까지도 금융 경로를 통한 성장의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 경로를 통해서는 올해와 내년 각각 0.13%P, 0.16%P 성장률이 깎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실제 관세 부과와 별도로 미국의 관세 발표·번복, 협상 난항·진전 등으로 이어졌는데 이 같은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활동 지연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 시차를 두고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관세정책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정책 영향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15%P 낮아지고, 글로벌 수요 감소효과가 확대되고 국제유가 하락세가 예상되는 내년은 0.25%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