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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엡스타인 문서 공개’ 압박에 “민주당 사기” 반박…의회는 투명성 요구 거세져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국회서 문서 전면 공개 촉구…공화·민주 ‘초당적’ 협력 신경전 확산
브래들리 에드워즈 변호사가 2025년 9월 3일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제프리 엡스타인과 기슬레인 맥스웰에 대한 수사와 관련된 나머지 파일 공개를 지시하는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래들리 에드워즈 변호사가 2025년 9월 3일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제프리 엡스타인과 기슬레인 맥스웰에 대한 수사와 관련된 나머지 파일 공개를 지시하는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치권에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적으로 격해지고 있다. 엡스타인 피해자들과 당을 넘은 의원들이 백악관과 의회를 상대로 문서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민주당의 사기”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이를 두고 CNN은 3일(현지 시각) 정치뿐 아니라 미국 사회의 사법 정의 문제에도 큰 파장을 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피해자들, 국회 앞에서 문서 전면 공개 촉구


3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엡스타인에게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이 나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문서 공개와 엄정한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피해자 중 아누스카 데 게오르기우는 “진실을 숨기려는 데 반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헤일리 롭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회에서 직접 만나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문서 공개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 조치도 함께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의 요구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켄터키 공화당 토머스 마시 의원이 이끄는 문서 공개 법안에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서명했다. 그린 의원은 “이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역사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대통령, 문서 공개 요구 ‘민주당 사기’ 일축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요구가 있은 뒤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서 공개 요구를 “민주당의 사기”라고 단호히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후 8개월간 가장 성공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엡스타인 문제는 그런 성공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문서가 이미 상당한 분량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사안에 대한 대통령과 여당 사이 온도 차를 그대로 드러내며, 문서 공개 문제를 둘러싼 정치 갈등을 한층 키웠다. 특히 일부 공화당 지도부는 법안 추진에 반대해 의회 내 입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 의회, 문서 공개 압박 확대…향후 상황 주목


최근 하원 감독위원회는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엡스타인 관련 문서 3만3000쪽 넘는 분량을 공개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된 문서의 97%가 이미 알려진 정보라며 문서 공개가 실질적 투명성 확보에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마시 의원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추가 공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동료 의원들의 서명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로 칸나 의원 등과 협력하며 백악관의 저항에 맞서고 있다.

이번 엡스타인 문서 공개 논란은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미국 사회가 권력형 성범죄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를 시험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꼽힌다. 피해자 보호와 진실 규명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의회 간 갈등과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갈등은 미국 법치주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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