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은 수년째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다음 단계 협상을 위해 부다페스트를 유력 개최지로 검토 중이며 미국 연방경호국도 이미 헝가리 현지에서 정상회담 준비에 나섰다.
헝가리를 이끄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당초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여는 방안을 선호한 반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스위스 제네바를 최적지로 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로선 오르반 총리와의 긴밀한 관계 때문에 부다페스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연방경호국이 복수의 장소를 동시에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최종 개최지는 변경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부다페스트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껄끄러운 기억이 있는 곳이다.
지난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서 미국, 영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영토 보전을 보장하는 대신 우크라이나는 보유 핵무기를 포기했지만 러시아의 2014년 침공 이후 이 약속은 사실상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은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았고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안보적 고립을 겪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