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최대 이동통신사인 키이우스타 그룹이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나스닥 거래소에 우회상장했다.
티커명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가리키는 ‘키이우(KYIV)’인 이 이통사 주가는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1.98달러(17.19%) 폭등한 13.50달러로 치솟았다.
키이우 주가가 폭등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이어갔다.
우회상장
우회상장은 올해 초부터 논의됐다.
키이우스타 모기업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베온(VEON)이 연초 스팩인 코언 서클 애퀴지션과 키이우스타 우회상장을 위한 의향서를 작성했다.
키이우스타는 우크라이나에서 2300만 가까운 고객들에게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아울러 인터넷,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차량공유, 기업용정보기술(IT) 서비스도 제공한다.
키이우스타는 지난해 말에는 우크라이나 휴대폰을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에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올해 말 출범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전쟁 재건 호재
개미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뉴욕 주식 시장에 처음 등장한 이 종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이 이뤄진 15일에는 주가가 9.3% 급락했지만 18일에는 폭등했다.
지난해 12월 3일 스팩 출범 이후 1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2월 이후 11~12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더니 우회상장 뒤에는 14달러대로 껑충 뛰었다.
뉴욕 주식 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인 키이우스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으면 급격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잇다.
다만 이런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 기대감은 아직은 성급하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노벨 평화상을 노리는 트럼프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런 트럼프의 열망을 노리고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푸틴은 마음만 먹으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곧바로 쳐들어갈 수 있는 동부지역 돈바스를 러시아가 차지하는 것을 휴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평화협상이 순탄하게 흘러가기 어려울 것임을 예고한다.
복잡한 관계
키이우스타가 우크라이나 최대 이동통신사라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은 키이우스타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라는 명분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투자자들의 자기만족과 달리 키이우스타는 우크라이나와 관계는 매끄럽지 못하다.
배런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법원은 지난 2023년 키이우스타에 대한 모기업 베온의 권리 일부를 몰수했다. 두바이에 있는 모기업 베온이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러시아 올리가르히미하일 프리드만, 표트르 아벤과 연계돼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프리드만은 베온 이사회에서 사퇴했다. 또 프리드만과 아벤 모두 베온 투자 업체 인레터원 홀딩스 이사회에서도 물러났다.
우크라이나 법원은 지난해 11월 제재를 철회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베온은 자회사 키이우스타와 함께 2023~2027년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