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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저 케이블 규정 대폭 개정…'中 공급망 차단' 본격화

20여년 만에 규제 강화, '외국 적대국 기업' 사업 참여 사실상 금지
NEC 등 동맹국 기업 '기회'…하지만 "공급망 위험 선별 부담"도 가중
투발루로 가는 첫 번째 해저 케이블은 일본, 미국, 호주의 협력으로 2024년 12월에 부설되었다. 사진=일본 외무성이미지 확대보기
투발루로 가는 첫 번째 해저 케이블은 일본, 미국, 호주의 협력으로 2024년 12월에 부설되었다. 사진=일본 외무성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해저 케이블에 대한 규정을 대폭 개정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 적대국'과 연계된 기업들의 공급망 참여를 사실상 차단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미국 통신망 보안을 강화하고, 해저 케이블의 전략적 중요성을 확보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의지를 반영한다고 2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새로운 규정은 중국, 러시아, 이란과 같은 외국 적대국에 기반을 둔 기업이 미국 소유의 해저 케이블과 관련된 사업에 관여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한다. 미국은 이로써 자재 및 전송 장비를 포함한 전체 해저 케이블 공급망의 보안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일본, 유럽 등 동맹국 및 파트너 기업에 대한 승인 절차는 간소화될 예정이다.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이 부문에 대한 공공 및 민간 투자를 장려하고, 중국 기업이 배제된 시장에서 동맹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다.
예를 들어, NEC와 같은 일본 기업들은 미국과 관련된 해저 케이블 수주를 따낼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동시에 자사 공급망에서 잠재적 위험을 가진 기업을 선별해야 하는 부담도 가중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해저 케이블 보안의 중요성을 역사적으로 인식해왔다. 해저 케이블은 현재 국제 데이터 통신의 95% 이상을 전달하며, 하루에 약 10조 달러(약 1경3800조 원) 규모의 금융 거래를 촉진한다.

전 세계 해저 케이블의 약 90%는 NEC, 미국 서브콤(SubCom), 프랑스 알카텔 서브마린 네트워크(Alcatel Submarine Networks)가 제조한다.

하지만 중국의 HMN 테크놀로지스(HMN Technologies)가 아프리카와 태평양 섬에서 입지를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규제 강화는 중국 기업의 기술이 네트워크 취약점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되었다.

구글과 메타가 운영하는 케이블이 위험의 예로 지적되어 왔는데, 중국과 연계된 회사가 수리 및 유지 보수에 관여하면서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새로운 규정은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차단하고, 미국 주도의 해저 케이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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