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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트럼프, '푸틴-젤렌스키 회담' 2주 최후통첩

러-우크라 평화협상 위기 젤렌스키 '러시아 협상방해' vs 라브로프 '의제 미준비'…정상회담 교착상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중단을 위한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에도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중단을 위한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에도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 진전을 위해 2주 내 "중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으나, 양국 간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데일리뉴스이집트와 일본 NHK 등 주요 외신이 지난 23(현지시간) 전했다.
이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이 서로 협상 의지 부족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트럼프, 평화 노력 "만족스럽지 않다"며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모스크바와 키이우 간 평화를 위한 현재 노력들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데일리뉴스이집트가 전했다.

그는 "2주 후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게 협상 진전을 위한 시한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내 결정은 중대할 것이며, 그것이 제재든 관세든,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든 상관없다"고 말해 러시아가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경제 제재나 무역 관세 등의 압박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CNN이 푸틴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묻자 "그때 누가 잘못되었는지 보겠다"며 책임 소재를 가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이 "2026FIFA 월드컵에 참석할 수도 있다"며 기자들에게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2026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다.

◇ 젤렌스키 "러시아, 회담 방해"…나토 헌장 5조 수준 안보보장 요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키이우에서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의 협상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푸틴과의 회담이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여러 핑계를 대면서 실제로는 평화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데일리뉴스이집트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표면적으로는 대화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제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시간만 끌면서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를 회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에 평화 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해석이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뤼터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에 맞서기 위해 서방 동맹국들로부터 확실한 군사적 보호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단순한 말뿐인 지원이 아니라 나토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모든 회원국이 함께 방어한다는 나토 헌장 5조와 같은 강력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 현재 동맹국들과 거의 매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조와 같은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효과적인 안보보장이자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 러시아 "의제 준비 안 돼"…정상회담 계획 부인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3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젤렌스키 회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할지가 정해지면 젤렌스키를 만날 준비가 돼 있는데, 아직 논의할 안건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평화 협상이나 전쟁 종료 같은 중요한 문제를 다룰 확실한 회담 주제가 있다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분명히 했다"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최근 백악관에서 만난 회담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모든 제안에 거부 의사를 보였다"고 비판했다고 NHK가 전했다.

한편,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현 시점에서 푸틴-젤렌스키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양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평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2주 시한을 제시한 것은 자신의 중재 노력이 답보 상태에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주 알래스카에서 푸틴과 회담을 가진 후 유럽 지도자들과 젤렌스키를 백악관에서 만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종료나 평화 협정 체결과 관련해 가시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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