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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독주와 인플레이션 재점화…미국 증시 '거대한 폭풍' 경고

S&P 500 비중 8%로 44년 최고, 2026년 소비자물가 3.4% 급등 전망
미국 주식시장이 엔비디아의 사상 최고 집중도와 주가 평가 부담,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라는 세 가지 위험에 동시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식시장이 엔비디아의 사상 최고 집중도와 주가 평가 부담,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라는 세 가지 위험에 동시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미국 주식시장이 엔비디아의 사상 최고 집중도와 주가 평가 부담,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라는 세 가지 위험에 동시 직면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모트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촉발된 시장 집중화 현상과 함께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엔비디아 비중 44년만 최고…AI 집중 현상 심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가까워지며 1981년 데이터 집계 이래 단일 종목으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3년 애플이 기록한 7%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폴로의 수석 경제학자 토스텐 슬록은 S&P에서 시가총액 기준 최대 종목을 보여주는 자료를 통해 "이는 오늘날 시장에서 AI에 대한 극도의 집중 현상을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슬록은 "엔비디아가 1981년 데이터 집계 후 S&P 500 내 단일 종목으로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집중도 심화는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종목의 주가 변동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S&P 500 지수, 고평가인데도 기본여건 강화…자산 의존도 전환 주목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은 지난 8일 고객 메모에서 S&P 500 지수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의 주가 평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미국 주식 및 퀀트투자 전략 책임자는 이 지수가 역사상 평균과 비교할 때 20개 주가 평가 지표 중 19개에서 '통계상 고평가'라고 밝혔다.

수브라마니안은 "주가 평가만으로 S&P 500 지수에 대해 강한 상승 전망을 펼치기는 어렵다"고 적었다. 그러나 그는 이익 전망치가 긍정으로 바뀌었고, 오랜 기간 기다려온 미국의 설비 투자 반등이 명목 성장과 기업 이익 증가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높은 금리, 인플레이션, 정책 변동성에도 S&P 500의 영업이익률은 예상보다 견조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업들이 '저품질' 성장, 즉 제로 금리와 세계화에 의존했던 성장에서 벗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부분의 부문 레버리지 비율은 역대 최저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술과 헬스케어가 점유율을 높이면서 S&P 500은 최근 수십 년간 공장과 설비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지식에 의존하는 기업들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수브라마니안은 대규모 AI 투자 사이클이 혁신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면 이런 우려를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임금 인플레이션 때문에 기업들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했고, 노동집약도가 낮은 기업들이 비효율적인 경쟁사 대비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테슬라를 제외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6(거대 기술주 6)' 메가캐피털을 포함한 몇몇 대형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설비 투자에 쏟아부으며 자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과거 분석에 따르면, 자산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는 고정비가 높고 성장 전망이 더딘 탓에, 연구개발(R&D) 중심 혁신 기업에 비해 낮은 주가 평가 배수에서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융주 및 기타 '올드 이코노미(기존 경제)' 부문에 대해 긍정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생산성 향상의 촉매제로 잠재적인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 인플레이션 재상승 조짐…20263.4% 정점 전망

한편, 모트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같은 날 보고서에서 시장이 인플레이션의 대대적 귀환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가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에서 상승세를 확인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와 제조업 가격지수 등 주요 선행지표들이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시장의 시각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1, 2, 5년 기준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022년 및 2023년 초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CPI202653.4%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점에서 7월 인플레이션율 상승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의 현재 인플레이션 예상과 지난 4월 관세 발표 직후의 예상이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율이 현실화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7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는 6월의 0.2%보다 더 빠른 증가세다. 또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6월의 2.9%보다 높을 전망이다. 헤드라인 CPI7월에 0.2%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6월의 0.3%보다 느린 속도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2.8%(기존 2.7%)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ISM 서비스업 보고서에서 7월 가격지수는 69.9로 급등했다. 이는 2022년 말, 2023년 초 이후 최고치다. 상승세는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나타났다. ISM 제조업 가격지수도 크게 상승했으며, 여러 지역 연준 설문조사에서도 가격지수의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됐다.

지금까지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추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이런 효과는 끝나게 되고,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율도 추가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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