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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中 무역합의 조건으로 'AI 핵심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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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공지능(AI)용 핵심 반도체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수출 규제 완화를 미·중 무역합의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전문가들과의 대화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HBM 수출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3개월간 중국과 세 차례 무역협상을 주도했으며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협상 대표단을 이끈 바 있다.

◇ HBM 규제, 중국 AI 칩 생산의 ‘병목’


HBM은 고성능 AI 칩 생산의 핵심 부품으로 칩 전체 가치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화웨이와 SMIC의 첨단 칩 개발을 막기 위해 HBM 대중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조치가 중국의 대규모 AI 칩 생산을 막는 ‘가장 큰 제약’이라고 평가해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고리 앨런 AI 전문가는 “고급 HBM을 중국에 더 많이 판매하자는 것은 곧 화웨이가 엔비디아를 대체할 더 나은 AI 칩을 만들도록 돕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규제 완화는 화웨이와 SMIC에 선물이나 다름없고 중국이 연간 수백만 개의 AI 칩을 생산하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 트럼프, 규제 완화로 정상회담 성사?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출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규제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중국 시장용 H20 칩 판매 금지를 뒤집은 바 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AI용이 아닌 엔비디아의 게이밍 그래픽카드(4090D, 5090D)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존 뮬레나 위원장은 “중국의 첨단 AI 칩 밀수 규모가 크고 노골적”이라며 “엔비디아와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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