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러시아 위협 속 유럽 재무장 본격화…통합 방공체계·배회형 탄약 경쟁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위비 증액 압박과 러시아 위협 증가 속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이탈리아, AI 통합 방공망 2030년대 완전 가동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는 지난 28일 AI 기반 통합 방공 시스템 '미켈란젤로 돔'을 공개했다. 로베르토 친골라니 레오나르도 최고경영자는 "미켈란젤로는 첨단 기술과 시스템 비전, 강력한 산업 역량을 결합해 시민과 기관, 인프라를 보호하는 솔루션"이라며 "위협이 빠르게 진화하고 복잡해지는 세계에서 방어 비용이 공격보다 많이 드는 상황에서 방위산업은 혁신하고 예측하며 국제 협력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차세대 센서를 육상·해상·항공·우주 영역과 사이버 방어 플랫폼, 지휘통제 시스템, AI에 통합한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극초음속 미사일, 드론 군집, 수상·수중 해상 공격, 지상 적대 세력 등 광범위한 위협을 탐지·추적·무력화할 수 있다. 여러 센서와 예측 알고리즘을 사용해 적대 활동을 예측하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을 자동으로 조율한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레오나르도는 2030년대까지 이 프로젝트를 완전 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튀르키예, 65억 달러 '스틸돔' 양산 돌입
튀르키예는 지난 26일 국방산업청(SSB) 주도로 아셀산, 로케산, 하벨산과 약 65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자국산 통합 방공망 '스틸돔' 대량 생산에 착수했다. 아나돌루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튀르키예 방공·미사일 방어 분야 최대 단일 투자다.
스틸돔은 다층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로 국산 센서와 요격 장비 47개 부품을 단일 국가 네트워크로 통합한다. 아셀산 자료에 따르면 ALP 시리즈 지상 감시·조기경보 레이더, 전자광학·전자정보 시스템, 해상·지상 센서, 단·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포대, 이동식 방공 차량, 전자전 장비, 지휘통제 센터 등이 포함된다.
최근 배치된 장비로는 히사르-O, 사이퍼 시스템(블록Ⅰ 이미 배치, 블록Ⅱ 배치 임박), 구르즈 다목적 방공 유닛, 코르쿠트 자주대공포, ALP 레이더 플랫폼, 푸후·레데트 전자전 시스템 등이 있다. 저공 드론·로켓부터 순항미사일·고고도 항공기까지 전 영역 위협에 대응한다.
아미리코그니션이 지난달 10일 아셀산 골바시 현장을 취재한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하킴(HAKIM) 공역 지휘통제 시스템, 하킴 100/RAD 레이더 네트워크 관리 도구, 투란·T-링크 임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센서 데이터를 융합하고 공중 상황을 공유하며 4개 중첩 방어권에 무기를 배정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모듈형 방공 프로젝트에 선정된 5개 산업 솔루션 중 하나로 동맹국 자산과 통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AI 지원 의사결정 시스템이 각 위협에 가장 적절하고 비용 효율적인 대응 수단을 매칭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스틸돔을 처음 소개하며 동맹국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영공을 보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계약으로 튀르키예군은 향후 수년간 강력한 센서·요격 장비 네트워크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라인메탈·이스라엘, NATO에 자살드론 공급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은 지난 28일 NATO 고객으로부터 수백대 규모 HERO 배회형 탄약(자살드론) 시스템 공급 계약을 따냈다고 밝혔다. 예루살렘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시스템 인도는 2026년 1분기 시작돼 내년 말 완료된다. 이탈리아 RWM이 이스라엘 파트너 U비전 에어와 협력해 생산한다.
주문된 HERO 시스템에는 라인메탈이 개발한 최신 고성능 대전차 탄두가 장착된다. 여러 나토 회원국이 주문했으나 구체적인 국가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츠르 이갈 소재 U비전은 HERO 시리즈 배회형 탄약을 개발·제조한다. 두 회사는 2021년 10월 유럽에 배회형 탄약 시스템을 공급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라인메탈이 산업·기술·상업 부문을 주도하고 U비전이 탄약을 공급한다.
HERO 계열 배회형 탄약은 특수부대 포함 전방 부대에 장거리 독립 사격 능력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첨단 데이터 링크와 실시간 정보 제공으로 원격 조작자가 먼 거리에서도 목표물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운용자는 필요 시 드론을 조종하거나 임무를 중단할 수 있다.
U비전 제품군에는 보병 작전용 HERO 30, 장갑·고정 목표물 정밀 타격용 HERO 120, 요새화된 거점 중장거리 공격용 HERO 400 등이 있다. HERO 1250은 50kg 탄두를 탑재하며 사거리 200km 이상, 최대 10시간 작전이 가능하다.
라인메탈은 이달 초 이탈리아 RWM의 현대식 생산 시설에서 배회형 탄약 조립·시험·탄두 생산·통합 시설을 완공하며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수년간 드론과 배회형 탄약이 현대전에서 점점 더 중요해졌다"며 "라인메탈은 이러한 현대 무기 배치와 방어 모두에 대응해왔다"고 밝혔다. U비전과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이미 126대 HERO 배회형 탄약 탑재 컨테이너 발사기를 제작했으며 이를 통해 목표물에 대한 군집 공격이 가능하다.
루마니아, 튀르키예산 순찰선 도입
루마니아는 튀르키예산 히사르급 연안 순찰선(OPV) 1척을 도입한다. 디펜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의회 만장일치 승인을 거쳐 계약 서명이 임박했다. 흑해 도시 콘스탄차에 계약 서명 후 6개월 내 인도된다.
루마니아 국방부에 따르면 함정 가격은 2억2300만 유로(약 3800억 원)이며 루마니아 특수 개조 비용으로 4200만 유로(약 715억 원)가 추가된다. 이 거래는 루마니아와 튀르키예 간 정부 대 정부 협정으로 진행되며 튀르키예 측에서는 군사공장·조선소관리공사(ASFAT)가 이전 절차를 조율한다.
2023년 9월 이스탄불 해군 조선소에서 진수된 히사르급 순찰선 2척(TCG 아키사르, TCG 코치사르)은 길이 약 100m, 폭 14m, 흘수 4m, 배수량 약 2300t이다. 두 함정 모두 76mm 주포, 12.7mm 원격제어 무장 2문, 아셀산 첸크 100-N 고정형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 아크렙 100-N 사격통제 레이더, 튀비탁 옐코반 전자전 장비, 선체 장착 소나를 갖췄다. 추가 무기 시스템을 위한 공간과 인터페이스도 확보됐다.
루마니아로 이전될 함정은 대부분 기존 구성을 유지해 신속한 인도가 가능하지만, 구매국이 일부 시스템을 국내에서 통합할 여지를 남겼다. 국방부는 함정이 루마니아에 도착한 후 해군타격미사일(NSM)을 장착해 주요 대함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확인했다.
루마니아는 이번 도입으로 긴급한 전력 공백을 메운다. 이 나라 흑해 함대는 냉전 말기에 건조된 노후 플랫폼과 여러 주요 조달 사업 지연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
영국, EU 방위기금 가입 무산
한편 영국은 유럽연합(EU) 1500억 유로(약 255조 원) 규모 방위 기금 가입 협상이 결렬됐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EU의 '유럽안보행동(Safe)' 기금 가입을 추진했으나 수개월 협상 끝에 지난 28일 양측이 여전히 영국 재정 기여분에서 "큰 격차"를 보이며 협상이 무산됐다.
유럽안보행동은 러시아 위협 증가와 트럼프 행정부 미국·EU 관계 냉각에 대응해 방위비 8000억 유로(약 1360조 원) 증액과 유럽 재무장 추진의 일환인 저금리 대출제도다. EU 관계자들은 최대 60억 유로(약 10조 원) 가입 수수료를 제시했는데 이는 영국 정부가 예상한 행정 수수료보다 훨씬 높았다. 영국 상원 유럽문제위원회 위원장인 피터 리케츠 전 외교관은 65억 유로(약 11조 원) 수수료설에 대해 "일부 EU 회원국이 영국의 이 제도 가입을 원치 않음을 시사할 정도로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닉 토머스-사이먼즈 영국 EU관계 장관은 "협상이 결렬된 것은 실망스럽다"면서도 "영국 방산업계는 여전히 제3국 자격으로 유럽안보행동을 통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상은 성실하게 진행됐지만, 우리 입장은 항상 분명했다"며 "국익에 부합하고 가치를 제공하는 협정에만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 없이는 영국이 유럽안보행동 지원 프로젝트에서 부품 가치의 35% 이상을 공급할 수 없다. 지난 5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EU-영국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더 큰 영국 참여 가능성이 열렸었다.
한편, 유럽의 통합 방공체계와 배회형 탄약 경쟁은 한국 방산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방산 전문가들은 K-9 자주포와 천궁 방공체계 수출 성과에도 AI 기반 통합 시스템과 NATO 호환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