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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표 고강도 관세로 美 GDP 연간 144조원 손실 추산…“경제 자책골”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고강도 관세 정책이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GDP 감소폭이 주요국 중에서도 큰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 오클랜드공과대학의 경제학자 니븐 윈체스터 교수는 4일(이하 현지시각) 더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도입한 ‘상호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GDP가 연간 0.36%(1082억 달러·약 144조9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 美 가계 연 116만원 손해…“관세로 물가 상승, 소비 위축”


윈체스터 교수는 세계 생산·무역·소비를 반영한 통합 경제모형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관세 정책을 분석했다.
그는 “새로운 관세로 인해 미국 가구당 연간 평균 861달러(약 115만7000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실질적으로 미국 경제에 자책골을 넣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뒤 1주일 만에 금융시장 불안을 이유로 10%의 기본 관세로 대체했으나 지난달 31일 기존 관세를 확대 적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수입에는 50%, 스마트폰·컴퓨터 등 일부 전자제품에는 면제를 적용하는 한편, 미국과 EU 간 무역협정 체결, 미국과 멕시코·캐나다 간 협정 비준 여부에 따른 차등 관세 등 복합 구조를 갖추고 있다.

◇ 세계 대부분 국가도 GDP 하락…브라질·스위스 ‘타격 심각’


이번 분석에 따르면 스위스는 GDP가 0.47% 감소해 미국보다 더 큰 비율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위스 가계당 연 1215달러(약 162만7000원) 손해에 해당한다. 태국(-0.44%), 대만(-0.38%) 등 아시아 주요 수출국도 비슷한 수준의 감소를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중국이 669억 달러(약 89조6000억 원), 유럽연합(EU)이 266억 달러(약 35조6000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호주와 영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10% 수준의 관세만 적용돼 각각 1억 달러(약 13조8000억 원), 7000만 달러(약 966억 원)의 소폭 GDP 증가가 예측됐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호주와 경쟁 관계에 있는 농업 수출 품목이 많아 0.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 “미국 수출도 감소…관세로 수입만 줄지 않아”


윈체스터 교수는 “관세는 외국 생산자가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하지만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상승하게 되고 기업의 원자재 비용도 늘어나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은 새 관세 정책으로 수입이 4867억 달러(약 652조6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지만 수출도 4511억 달러(약 605조3000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미국의 공급망 비용이 상승하고 무역경쟁 산업으로 인력과 자원이 이동하면서 경제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며 “이는 미국 산업 전체에 장기적으로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오는 7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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