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인구 중심 아프리카로 바뀐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의 높은 출산율 덕분에 2050년까지 세계 인구 증가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출산율의 변화
유엔이 지난해 내놓은 ‘세계 출산율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여성 한 사람이 평생 낳는 평균 아이 수(합계출산율)는 2.2명이다. 이는 1960년대 5명, 1990년대 3.3명에서 꾸준히 낮아진 것이다. 유엔은 2050년쯤 되면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출산율인 2.1명에 도달하고, 2100년에는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지난해 평균 출산율은 4.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 수치도 1960년대 6.5명, 2000년 5.3명에서 점차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유엔 인구개발위원회는 “2050년까지 새로 늘어나는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출산율이 높은 배경
이 지역의 높은 출산율은 여러 사회·문화 요인과 얽혀 있다.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등 여러 곳에서 조사한 결과, 여성 교육 수준이 출산율을 크게 낮추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여성 교육률이 낮고 피임 도구를 쓰기 어렵다. 2010~2022년 조사 결과를 보면, 부룬디, 케냐, 말라위, 르완다 등 대다수 나라 사람들은 자녀 3.5~4명을 이상적으로 원하는 반면,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등은 6명 이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구 구조 차이는 선진국과 정반대의 문제를 보여 준다. 미국과 유럽 같은 부유한 나라는 노동하는 나이가 된 사람이 줄면서 아이를 부양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반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아이와 청년 비율이 높아 노동력 증가가 기대되는 ‘인구 전환’ 초기 단계다.
유엔 인구추정 담당 패트릭 거랜드는 “이 지역 국가는 앞으로 노동하는 층이 늘어날 기회를 갖게 된다”며 “교육과 도로 등 생활 기반이 좋아진다면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대학 경제학자 조반니 페리 교수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노동자가 늘어난다. 반면 부유한 국가들은 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줄고, 돌봐야 할 사람은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20년 안에 이주 정책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윌리엄 프레이도 “미국 등 선진국은 앞으로 인구 고령화에 맞서기 위해 더 많은 이민자를 받아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높은 출산율은 이 지역 고유의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비롯한다. 유엔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낮은 소득과 중간 소득 국가들보다 출산율이 늦게 떨어지기 시작했고, 떨어지는 속도도 느렸다”고 했다. 아이들은 가계 소득을 돕고, 자라서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크다. 남성과 여성 모두 대가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편, 미국 등 부유한 나라들의 출산율은 지난해 1.6명 남짓으로 대체 출산율 2.1명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출산율은 1.599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만혼 증가, 경제 불확실성, 양육비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2050년 인구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변화가 세계 경제와 이주, 노동시장, 복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은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이 지역 출산율과 청년 인구 증가는 수십 년간 세계 인구 지형을 바꾸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 2050년 글로벌 인구 현황
유엔(UN)의 공식 자료와 국내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인구는 약 97억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인구와 비율은 약 22억 8,000만 명으로 전체 세계 인구의 25% 수준, 즉 4명 중 1명꼴로 아프리카인이 된다는 의미다. 이는 100년 전인 1950년대 8%에 비해 비약적으로 커지는 구조다.
현재 세계 인구 1위와 2위인 중국과 인도의 인구도 변화가 있다. 중국은 2050년 인구가 13억 명대 또는 그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도는 2050년에 16억 명을 넘어서 인구 1위 국가로 자리 잡는다. 인구 순위는 인도가 1위(약 17%), 중국이 2위(약 13%)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