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인 감세법이 마침내 3일(현지시각) 미 하원을 통과했다.
상원에서 가까스로 1일 통과된 감세법안은 이날 공화당 하원 의원 2명이 반란표를 내던졌지만 218-214로 결국 하원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부에 요구한 것처럼 미 독립기념일인 4일에는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감세법 서명식을 열 수 있게 됐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 감세법에는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전기차에 지급하던 세제혜택 폐지가 그것이다.
10월 1일 이후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들은 신차의 경우 대당 최대 7500달러, 중고차는4000달러까지의 세액공제가 더 이상 없다.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7년 이상 앞당겨졌다.
이날 전기차 종목들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리비안, 루시드에 훈풍
트럼프 감세법에 담긴 전기차 세제혜택 종식은 리비안, 루시드, 테슬라 같은 전기차만 생산하는 기업들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현대차·기아처럼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면서도 전기차 보조금을 믿고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전통 자동차 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경쟁 완화 효과가 있기는 하겠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터라 그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감세법은 리비안과 루시드에는 긍정적이고, 테슬라에는 중립이면서, GM과 포드, 현대차·기아 등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BNP 파리바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감세법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종료 충격이 모든 업체에 같지는 않다면서 리비안과 루시드는 미 전기차 시장 경쟁이 줄면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미 전기차 지원금을 배경 삼아 시장을 넓히던 GM, 포드, 현대차와 기아차는 세제혜택 종료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전기차 영업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기아와 한국 배터리 3사 된서리
한국 전기차 업체들과 보조금 약속을 받고 미국에 진출하기로 했던 배터리 3사는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테슬라에 이어 미 전기차 시장에서 2위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10월부터 세액공제가 사라지면 올 1~5월 11%에 이르렀던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미 시장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3사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들에 대한 미 정부의 지원 전망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세액공제 종료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 배터리 수요 역시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후퇴하면서 고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날 사상 최대 출하 성적을 기록한 루시드는 0.11달러(5.37%) 급등한 2.16달러로 뛰어올랐다.
리비안은 상반기 출하가 1년 사이 반 토막 난 충격으로 상승세가 루시드만 못했다. 리비안은 0.20달러(1.55%) 오른 13.07달러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전날 급등세를 뒤로 하고 이날은 0.30달러(0.10%) 밀린 315.3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