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나노 GAA 공정 수율 40%↑... HBM 결합 '일괄 공급'으로 TSMC와 차별화
엔비디아,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수율·단가·후공정 경쟁력이 최종 변수
엔비디아,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수율·단가·후공정 경쟁력이 최종 변수

2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트윅타운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2나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의 기술 우위와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결합한 '일괄 공급 방식'을 앞세워 엔비디아와 퀄컴 등을 핵심 고객사로 확보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닌텐도· RTX 30' 성공 경험... 2나노 수율로 자신감
최근 해외 매체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를 새로운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려고 총력을 기울인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외신은 X(옛 트위터) 사용자 '주칸 최'를 인용해, "삼성 파운드리가 미래의 엔비디아 2나노 GPU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최근 닌텐도 스위치 2용 칩 양산에 성공한 것 외에도, 과거 엔비디아의 'RTX 30' 시리즈를 삼성 8나노 공정으로 생산했던 협력 경험도 있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핵심 기술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GAA 공정이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가 전류가 흐르는 채널의 4면을 모두 감싸는 구조로, 3면만 감싸는 기존 핀펫(FinFET) 공정과 비교해 전력 효율과 처리 성능이 더 뛰어나다. 삼성은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공정 양산에 돌입했으나, 초기 수율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고객사 유치에 고전했다. 그러나 3나노 공정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2나노 수율을 40% 이상까지 끌어올렸으며, 현재 엔비디아 등을 상대로 최종 성능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TSMC의 2나노 공정 단가 상승과 대만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AI 칩 생산 대부분을 TSMC에 의존해 온 엔비디아에게 공급망 다변화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지난해 5월에도 엔비디아가 AI 칩 주문을 다변화하려고 삼성 파운드리에서 차세대 GPU를 생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는 것이다.
◇ 최대 무기는 'HBM 통합'... 후공정 기술로 완성도 높여
특히 삼성전자는 GPU 생산과 함께 HBM3, HBM3E, HBM4 등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를 한 번에 공급하는 '일괄 공급 방식'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3D 적층, 2.5D 후공정 등 첨단 후공정 기술을 결합해 성능·전력·면적(PPA)을 개선하고 고객 맞춤형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점도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에서 HBM을 조달해야 하는 TSMC와 다른 강점이다. 이 방식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생산 효율성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다만 TSMC가 여전히 60~70%에 이르는 높은 수율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어 삼성의 도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삼성 2나노 공정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RTX 60' 시리즈와 같은 게임용 GPU나, 상대적으로 칩 면적이 작은 노트북·모바일용 GPU에 우선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수율 안정화, 생산 단가, 첨단 후공정 경쟁력 등이 엔비디아의 최종 선택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