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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본, 미국산 쌀 안 사”…日 “농민 못 내준다” 맞불 경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에어포스원으로 이동 중 수행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협상은 해봤지만 합의에 이를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에어포스원으로 이동 중 수행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협상은 해봤지만 합의에 이를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미국산 쌀 수입을 문제 삼으며 일본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농민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며 반발하며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2일(이하 현지시각) CNN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미국산 쌀을 사지 않으면서도 쌀 부족을 겪고 있다”며 “편지를 보내 일본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우리의 쌀(RICE)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무역 파트너로 오래 함께해왔지만 이제 새로운 조건을 통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2억9800만 달러(약 4180억원)어치의 미국산 쌀을 수입했고, 올해 1~4월에도 1억1400만 달러(약 1598억원)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트럼프의 ‘쌀을 안 산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 7월 9일 ‘관세 폭탄’ 임박…日 “농민 보호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해방의 날’이라며 일본산 전 제품에 24%의 관세를 부과했다가 90일 유예하며 일괄 10%로 낮췄다. 이 유예 조치가 오는 9일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일본을 포함한 교역국들에 대해 다시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는 2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는 협상해봤지만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편지를 보내고 30~3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막대한 무역 적자를 갖고 있다”며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와 쌀을 수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정면 반박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무역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농민을 희생시켜 미국과의 관세 합의를 끌어내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지난 4월 예고한 ‘상호관세’ 대상 국가는 수십 개국에 달하며, FT는 “이들 국가가 9일까지 협상을 마치지 못하면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농산물 등에 최대 50%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日 “美 요구 수용 어려워”…협상 결렬 수순 밟나


트럼프는 이번 유예 조치가 시작될 당시 “90일 안에 90개 무역 합의를 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미국과 새로운 합의를 이룬 국가는 영국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일본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들과의 협상이 결렬되면, 관세 전쟁이 다시 전면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FT는 “트럼프는 글로벌 시장의 불안과 미국 채권 가격 급락으로 상반기에 한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강경한 무역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며 “세계 4위 경제 대국인 일본에 대한 고율 관세 위협은 미일 무역전쟁 재점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 제품에 대한 현재 관세율은 대부분 10%지만 자동차 및 부품에는 이미 25%,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50%에 이르는 국경세가 적용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에 더해 일본과의 무역협정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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