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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중국 대안으로 희토류 개발에 박차

세계 2위 매장량 활용해 글로벌 투자 유치
미·중 갈등 속 대체 공급처 역할 모색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을 천연 자원 부문에서 국제적인 플레이어로 만들고자 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을 천연 자원 부문에서 국제적인 플레이어로 만들고자 한다. 사진=로이터
브라질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희토류 매장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본 유치에 나서며 중국의 수출 통제에 대한 대안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5월 "핵심 광물에 대한 연구와 탐사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 문제는 이제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브라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자원 개발을 통한 국제 협력으로 브라질을 경제 강국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브라질의 광활한 영토 중 약 30%만이 조사된 상태로, 추가 개발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브라질은 약 2100만 미터톤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한다. 이는 3위 인도(690만 톤)보다 3배 이상, 미국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그러나 브라질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5분의 1을 차지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미미하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12%)과 미얀마(8%)가 뒤를 잇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중 관계가 불안정해지면서 전기차, 무기 등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이 미국의 전략적 취약점으로 부각됐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전 세계 자동차 및 기타 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치며 브라질의 잠재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환경 조사 및 탐사 허가 절차를 올해 안에 완화할 계획이다. 지난 1월 국영 브라질 개발은행은 희토류, 리튬, 구리 등 광물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50억 헤알(9억 달러) 대출을 발표했다. 총 124개 프로젝트에서 850억 헤알 이상이 신청됐으며, 이 중 27개가 희토류 관련 프로젝트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브라질 전역에서 27개의 희토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중서부 고이아스 주에서는 지난해 최초의 대규모 희토류 광산이 가동을 시작했다.
운영사 세라 베르데 그룹은 전기차 및 풍력 터빈용 영구 자석에 필요한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을 포함한 4가지 희토류를 생산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유럽연합, 일본, 영국이 2022년 출범시킨 광물 안보 파트너십에 세라 베르데 광산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 투자 펀드는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이 프로젝트에 1억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있다.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서는 외국 기업이 주도하는 약 190제곱킬로미터 규모의 희토류 탐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2027년 이후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약 2억5000만 달러의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중동 기업들도 브라질 진출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광물 자원 회사 마덴은 지난 1월 브라질 내 광물 탐사에 약 80억 헤알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상파울루에 사무실을 열었다. 아랍에미리트는 브라질 정부와 광물 탐사에 150억 헤알을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일본도 브라질과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은 브라질이 최대 생산국인 니오븀을 이용해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전기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이 중국을 어느 정도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희토류 제련 기술은 중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15년 만에 실현된 세라 베르데 프로젝트도 원래 중국 시장과 중국의 가공 기술 판매를 목표로 했다. 회사는 희토류 판매처에 대한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분간은 중국 수출이 주요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룰라의 전방위 외교 전략도 우려 요인이다. 지난 5월 러시아 전승기념일 행사에 맞춰 러시아를 방문해 핵심 광물 탐사 협력을 호소했고, 이후 중국을 방문해 무역과 투자 확대를 위한 관계 강화를 약속했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브라질 식품 및 광물 부문에 투자해왔으며, 미국과 유럽 일각에서는 브라질이 베이징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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