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개발로 30년 넘게 알려지지 않아…러시아군 운용설 신빙성 더해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7일(현지시각) 북한이 실제로 1982년쯤 중국 W76(유형76) 140mm 박격포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박격포를 만들어 쓴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러시아군에 구경 60mm 박격포를 공급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140mm 박격포를 공급한 사실이 확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육군은 보병보대는 노후 4.2인치 박격포를 사용 중이지만 기계화부대는 '비격' 자주 박격포를 도입하고 있다.
◇ 북한 140mm 박격포, 중국 W76 기반으로 1982년 채택 추정
대만 무기 연구와 북한군 무기 전문가 요스트 오일만스는 북한이 1980년대 초 중국에서 W76 140mm 박격포 기술을 받아 자체로 고친 사실을 여러 번 입증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1960년대 옛 소련과 사이가 나빠지면서 기존 120mm와 160mm 박격포 대신 140mm라는 특이한 구경을 골랐다. 이는 소련군이 전리품으로 W76 박격포를 가져가도 탄약이 없어 쓸 수 없도록 하려는 전략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중국 W76 박격포는 1973년 처음 시제품을 공개했고, 시험 결과 분당 8발을 쏠 수 있고 최대 9.6km까지 날아간다. 쓰는 탄은 29kg짜리 고폭 파편탄이다. 이 박격포는 후장(뒷부분)에서 탄약을 장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중국은 이 박격포를 소량만 만들었고, 1970년대 후반 북한에 기술을 줬다.
북한은 중국산 W76 박격포를 그대로 따라 만들지 않고, 후장식 대신 기존 총구식(머즐 로딩) 방식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북한 박격포는 무게가 중국산의 3분의 1로 줄었고, 최대 사거리도 8km로 짧아졌다. 북한산 140mm 박격포는 1981년 처음 시험했고, 1982년 채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이 박격포를 ‘1982년형 140mm 박격포’로 부르지만, 북한이 공개적으로 이 무기를 보인 것은 1992년, 즉 10년 뒤였다.

◇ 가볍고 사거리 짧아…중국산과 차별화
북한이 만든 140mm 박격포는 중국산 W76과 비교해 무게가 훨씬 줄었고, 최대 사거리도 8km로 다소 짧다. 러시아 자료에 따르면, 북한제 140mm 박격포는 무게는 중국산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수치에 신뢰를 두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북한의 140mm 박격포는 공개된 자료가 거의 없어, 정확한 성능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펴낸 '군사균형(더 밸런스) 2024' 보고서에도 북한군의 140mm 박격포 보유 사실은 빠져 있다. 이는 북한이 30년 넘게 이 박격포를 비밀로 써온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북한의 군사 장비는 밖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일부는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러시아군 운용설에 신빙성 더해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 W76 박격포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140mm 박격포를 실제로 갖고 있으며, 이 무기가 러시아군에 넘어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러시아군 안에서 실제로 쓰고 있는지에 대한 직접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사례는 북한의 군사 기술력과 무기 개발 현황에 대한 정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만 무기 연구가와 요스트 오일만스는 “북한이 중국 W76 박격포를 바탕으로 자체 고친 140mm 박격포를 1982년쯤 채택했으며, 이 무기는 30년 넘게 비밀로 써왔다”고 주장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 140mm 박격포의 실제 성능과 얼마나 많이 쓰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이 공통된 시각이다. 러시아 자료에 따르면 북한 박격포는 중국산과 비교해 가볍고 사거리가 짧은 등 독자적으로 고친 점이 있지만, 이에 대한 신뢰성은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의심받고 있다.

◇ 한국군, 사거리 최대 12km 자주 박격포 120mm '비격' 도입
북한군의 140mm 박격포에 대응할 한국군의 무기로는 4.2인치 박격포와 120mm 자주 박격포 '비격'이 꼽힌다. 한국 육군의 기계화부대가 도입하고 있는 비격은 궤도형 장갑차에 탑재한 박격포로 고폭탄을 사용할 경우 사거리 8.1km,로켓추진탄으로 쏠 경우 사거리가 12km에 이른다. 분당 최대 8발을 쏠 수 있다.
이는 보병부대가 운용하고 있는 구형 4.2인치 박격포(K242)에 비해 사거리가 최대 2.3배 늘어나고 화력이 1.9배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2인치 박격포도 K200 장갑차에 탑재하지만 방열과 조준, 발사 등을 모두 병사들이 수동으로 해야 한다.
비격은 박격포 자체가 차량안에서 360도로 회전하는 만큼 목표 변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육군은 노후 4.2인치 박격포도 차륜형 105mm 자주포인 '풍익'으로 대체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