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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대란] 美 여야 의원들, 中 희귀자석 통제에 ‘국가 비상’ 경고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사진=로이터
중국의 희귀자석 수출 통제가 미국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정치권은 희귀자석 공급망을 ‘전시 군수라인’ 수준으로 간주하고 대중 의존을 끊기 위한 본격적인 탈중국 전략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베티 맥컬럼 하원 국방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와 브래드 핀스태드 하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의원이 최근 공동 기고한 칼럼을 통해 “중국이 희귀광물과 희귀자석을 무기화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문제를 ‘공급망 전쟁’이자 ‘산업안보 위기’로 인식하고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두 의원은 “희귀자석은 단순한 냉장고 자석이 아니다”라며 “전투기 엔진, 정밀유도무기, 레이더 방해장치, 위성 통신장비, 발전기 등 거의 모든 첨단 국방 시스템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소재”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 희귀자석의 90%는 중국이 공급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에 따르면 희귀광물 정제 분야에서 중국은 글로벌 점유율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채굴 분야에서도 약 70%에 달하는 비중을 보이고 있다.

맥컬럼 의원과 핀스태드 의원은 “중국이 공급망을 틀어쥐고 미국을 압박하는 지금은 더 이상 ‘경고 단계’가 아니라 ‘위기 단계’”라며 “상무부, 국방부, 에너지부가 공동으로 비상 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대안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칼럼은 “미네소타에는 ‘나이론 마그네틱스’라는 세계 유일의 희귀광물 비의존 자석 제조업체가 있다”며 “철(Fe)과 질소(N)만으로 구성된 ‘철질화물’ 자석은 이론상 가장 강한 자기력을 가진 소재”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고온에 강한 망간-비스무트(Mn-Bi) 자석과 나노복합 자석이 언급됐다.

두 의원은 “이 기술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고, 방산업계를 중심으로 실전 적용도 가능하다”며 “CHIPS법(반도체 공급망 육성법)처럼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과 민간투자를 결합한 제조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단일 자원에 의존하지 않도록 생산 체계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의회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국방부에 희귀광물 공급망 자립화를 지시하고 관련 예산을 일부 승인했으나 실질적 생산 체계는 아직 미비한 상태다.

맥컬럼 의원은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파를 넘어선 초당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방산업기반과 경제 주권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 연방 차원의 본격 투자와 법제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 중국이 희귀광물 수출허가를 지연하면서 백악관은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 전면 취소라는 강경 조치로 맞서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유학생이나 민감 기술 분야 전공자를 포함해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전면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 같은 ‘희귀자석-비자 보복’의 충돌 양상이 당분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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