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회사는 보수성향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으로 최근 광고 기반 사업에서 벗어나 금융과 가상자산 분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미디어는 우선 약 58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15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조달하고, 이후 전환사채 형태로 추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주식은 주당 25.72달러(약 3만5000원)에 매각되며 총 50곳 이상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트럼프 미디어의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27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1억1500만주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 주식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관리하는 신탁에 보관돼 있다.
트럼프 미디어는 이번 조달 자금으로 기업 보유 자산 중 가장 큰 규모의 비트코인 보유 지분을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디어의 시장 가치는 현재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데빈 누네스 트럼프 미디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은 금융 자유의 정점에 있는 자산”이라며 “이제 트럼프 미디어는 가상자산을 핵심 자산으로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네스 CEO는 공화당 출신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다.
비트코인은 현재 사상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1년간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들은 최근 가상자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에릭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은 암호화폐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공동 설립했으며 이 회사는 조만간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트럼프 가족의 지분이 있는 암호화폐 벤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아랍에미리트 정부로부터 20억달러(약 2조7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재선 캠페인 당시 “바이든 행정부보다 훨씬 친화적인 가상자산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했으며 취임 직후 미 증권당국이 진행 중이던 다수의 가상자산 기업 관련 조사와 소송을 일괄 종결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립토닷컴이 미국 당국으로부터 조사가 종결됐다는 통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발행한 개인용 암호화폐 ‘$TRUMP’도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암호화폐는 지난 1월 취임 직전 출시됐으며 최근에는 버지니아 골프클럽에서 $TRUMP의 최고액 보유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달 크립토닷컴 및 미국 뉴저지 투자사 요크빌 어드바이저스와 함께 비트코인과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했으며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분기 기준으로 820만달러(약 112억8000만원)의 매출에 3200만달러(약 440억원)의 적자를 냈다. 베일러대 마이크 스테그몰러 재무학 교수는 “트럼프 미디어가 애초의 소셜미디어 전략에서 손을 떼는 듯한 모습”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이날 10% 이상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 31%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