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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발 선박 예약 277% 급증, 美 항만 또다시 ‘물류대란’ 우려…美·中 ‘무역 휴전’ 효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페드로항에 적재된 중국발 컨테이너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페드로항에 적재된 중국발 컨테이너들. 사진=로이터
중국과 미국의 관세 휴전이 발표된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해상 운송 수요가 급등하면서 항만 혼잡과 물류 정체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중 양국이 지난 주말 상호 보복관세를 90일간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중국발 미국행 화물 예약이 2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 소프트웨어 업체 비전은 지난 5일 종료 주간 평균 5709개 20피트 컨테이너(TEU)였던 예약이 14일 종료 주간에는 2만1530개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독일 선박회사 하팍로이드의 관계자는 “현재 수요가 너무 많아 장기계약을 맺은 고객만 수용할 수 있다”며 “즉시 예약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선전 옌톈항은 미국 수출 물량의 4분의 1 이상을 처리하는 주요 거점인데 이 항만을 비롯해 공장과 물류업체에는 대기열이 길게 늘어선 상황이다. 미국 최대 항만인 로스앤젤레스항도 수주 내 대규모 입항이 예상되며 항만 당국은 팬데믹 당시와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관리 가능한 큰 파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복이 급격히 줄었던 지난 수개월간 선사들이 항로를 감축한 영향도 컸다. 해운 분석업체 드루어리는 “선사들이 최근 들어 ‘결항 취소’를 선언하며 항로를 복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선복 부족이 심화되며 운임도 상승 중이다.

드루리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로스앤젤레스 간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5월 둘째주 기준 전주 대비 16% 오른 3136달러(약 431만원)를 기록했으며 다음달 1일 이후에는 6000달러(약 825만원)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수입업체들은 현재 유아용 가구부터 자동차 부품, 건설자재, 장난감, 할로윈 장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의 선적을 서두르고 있다. 유아용 가구 업체 랄로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위더는 “출하를 기다리던 수십만개의 제품이 이제야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선전의 물류업체 NCL로지스틱스 대표 리처드 리는 “내 회사나 내 친구 회사나 모두 바쁘다”며 “엄청난 양의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라고 밝혔다.
다만 무역 재개 분위기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부과한 고율 관세로 인해 이미 소매·건설·제조업 경기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 인상에 앞서 쌓아둔 재고도 상당량 보유 중이며 90일 시한이 끝나는 8월 이후 어떤 수입세가 적용될지도 불투명하다.

미국 정부는 로이터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관세율이 54%로 복귀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리테일 산업협회(RILA)의 제시카 단커트 부대표는 “소매업체들이 이제는 어떤 제품을 우선 수입할지를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복, 챔피언, 포에버21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어센틱브랜즈그룹의 제이미 살터 최고경영자(CEO)는 “관세가 여전히 30%나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은 디트로이트 ‘빅3’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부품을 항공편으로 들여오고 있으며 창고와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추가 재고 확보를 꺼리고 있다.
중국 이우에서 할로윈 용품을 수출하는 세실리아는 “올해 주문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지금 주문해도 너무 늦을까봐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을 위한 의류를 판매하는 조앤벨라의 지미 졸로 CEO는 “우리는 새로운 무역 합의가 체결돼 낮아진 관세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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