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금리 인하, 9월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가 트레이더들은 미국과 중국이 90일 동안 관세를 인하하는 데 합의한 뒤 올해 연준이 단 두 차례만 금리를 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관세 인하 합의 이전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에서 인하 횟수가 축소된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스와프 시장에서는 오는 12월까지 56bp(0.56%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반영했다. 이는 지난주까지 연내 75bp 인하를 반영했던 것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연준이 9월에 첫 25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이날 수익률이 급등(가격 급락)했다. 특히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12bp 급등하며 4%를 웃돌았다.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도 10.2bp 급등한 4.477%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는 국채 가격 상승에 대한 베팅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는 "관세 인하가 경기 부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며 이날 위험자산 전반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상대적으로 미국 국채의 매력은 한풀 꺾였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현행 연 4.25~4.50%로 동결한 뒤 관세가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미칠 영향을 지켜본다는 ‘관망 기조’를 강조했다.
지난주 FOMC 이후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2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저점인 3.55% 대비 상승했다. 5년물 국채 금리도 약 3.85%에서 4.11%로 뛰어올랐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에드 알-후세이니 금리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과잉 반응이 빈번히 발생하며, 현재로서는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연준이 6월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연내 25bp씩 네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반영하기도 했으나 최근 2주 동안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확인된 데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자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한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이 연초 제시한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이동하는 셈이다.
지난주에는 금리 옵션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베팅이 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폭에 대해 0부터 최대 100bp 인하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등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들은 오는 7월 또는 9월부터 연말까지 연준이 2~3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145%의 고율 관세를 90일 동안 30%로 낮추기로 발표한 이후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종전의 6월에서 7월로 한 달 늦췄다. 씨티는 그렇지만 연준이 오는 7월부터 내년 1월까지 모든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총 125bp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공격적인 인하 전망을 내놨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