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5일간 7% 급락… 나스닥 100, 2022년 이후 첫 약세장
전문가들, 경기 침체 경고부터 금리 인하 전망까지 '엇갈린 분석'
AI 거래까지 '직격탄'… 월가, '무역 전쟁' 후폭풍 촉각 곤두세워
전문가들, 경기 침체 경고부터 금리 인하 전망까지 '엇갈린 분석'
AI 거래까지 '직격탄'… 월가, '무역 전쟁' 후폭풍 촉각 곤두세워

5일(현지시각)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insider)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5거래일 동안 7% 가까이 급락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시장은 패닉에 빠졌고,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 금리 인하 전망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으며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현실화되나… 전문가들 '경고' 잇따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허스먼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의 존 허스먼 회장은 "관세로 인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경고했다. 그는 허스먼 경기 침체 경고 합성지수라는 자사의 경기 침체 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해방의 날' 관세를 공개하기 전날인 지난 1일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신호는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는 다른 신호와 맞물려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허스먼 회장은 주장했다.
허스먼 회장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난 3일 관세 발표는 수개월간 진행돼 온 경기 침체 위험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썼다.
JP모건 역시 고객들에게 경기 침체 위험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최근 메모에서 "파괴적인 미국 정책은 올해 세계 전망에 가장 큰 위험으로 인식됐다"며 "이러한 정책이 지속되면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보커삭 캐피털 파트너스의 에밀리 바워삭 힐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주 조치는 미국을 경기 침체로 몰고 갈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황폐화시킬 잠재력이 있다"며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은 이미 미국의 관세에 보복을 시작했으며, 이는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 급격한 금리 인하 카드 꺼낼까… 전문가들 전망 분분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투자 전략 책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하해 경기 약세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4~5차례의 금리 인하가 '2025년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드 책임자는 "무역 정책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연준이 통화 정책에 대한 입장을 조정하기 전에 그 증거를 기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 회사 기브트레이드의 하산 파와즈 회장은 "연준이 늦기보다 일찍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경기 침체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연준이 즉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시펄 자산 관리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이 앞으로 몇 달 안에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중앙은행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의 충격"이라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버지니아 행사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급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은 기다리고 보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정책 입장을 조정하기 전에 더 명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주식 시장, 추가 하락 가능성… AI 거래에도 '악영향'
투자자들은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주식 전망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바워삭 힐 CEO는 "상승장은 끝났고, 이념가들과 자초한 상처에 의해 파괴됐다"며 "S&P 500에 대한 연말 목표를 6,000에서 5,700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웨드부시 증권은 지난 2년간 호황을 누린 인공지능(AI) 거래가 앞으로 특별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웨드부시 증권 분석가들은 "미국을 1980년대 '제조업 시대'로 되돌리려는 개념은 나쁜 과학 실험이며, 이 과정에서 경제적 대참사가 일어나 기술 무역, AI 혁명, 전반적인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기술계와 소비자들은 공급망에 의존해 제품을 제조하고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기술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주식 시장은 '무역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이하며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과 전망 속에서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