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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격화... 중국, 미국 상품에 34% 보복관세 부과

트럼프 新관세에 중국 즉각 대응... 베트남은 "협상 준비됐다" 입장 밝혀
일부 전문가 "경제적 고통 경쟁서 중국이 이길 것"이란 전망도
2024년 4월 26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영빈관에 미국과 중국의 국기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4월 26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영빈관에 미국과 중국의 국기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격화됐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대응해 미국 상품에 34%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베트남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출 의향을 보이며 대조적 반응을 나타냈다.
배런스(Barron's) 4(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 상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해방의 날' 관세 발표에서 중국에 34%, 베트남에 46%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맞대응 조치다.

중국 관세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관세를 "전형적인 일방적 괴롭힘 행위"로 규정하고 국제무역 규칙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11개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하고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한편, 의료기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5일부터 모든 수입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9일부터는 중국에 34%, 베트남에 46%의 추가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중국의 경우 이미 부과된 펜타닐 관련 20% 관세에 트럼프 1기 때 부과된 3500억 달러(511조 원) 규모 상품에 대한 최대 25% 관세까지 더해지면서, 실질적 관세율이 60%를 넘을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TS 롬바드의 중국 리서치 책임자 로리 그린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수준의 관세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1.5~2%포인트를 깎아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이와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베트남은 미국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관세를 0%까지 낮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토 람(To Lam)에게 감사를 표하며 "가까운 미래에 만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무역전쟁 심화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6조 달러(8775조 원) 이상 증발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수정 국면에 진입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4일 유럽 증시에서는 독일 DAX 지수가 5%,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5.1%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다우존스 지수가 5.5%, S&P 500 지수가 6%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2.8% 하락했다. 4일의 하락은 전날보다 더 심각했는데, 3일 미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 브뤼셀에서 열린 외국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시장은 조정될 것"이라며 "시장이 폭락하는 이유는 미국에 해로운 생산 방식에 내재된 기업들의 주식 가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벨칼의 연구 책임자 아서 크뢰버는 "중국은 트럼프가 보복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공언에 대해 블러프를 걸고 있으며, 그의 조건으로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누가 더 오래 경제적 고통을 견딜 수 있는지 경쟁하게 된다면 중국이 이길 것"이라고 배런스에 말했다.

베터랑 통화전략가이자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관리이사인 마크 챈들러는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미 달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환율을 고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정 환율이 평소보다 더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위안화 약세를 향한 전술적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화된 통화는 베이징이 관세 타격의 일부를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 가운데 해결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틱톡과 펜타닐 문제에서의 진전이 결국 관세 감소로 이어지는 길을 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의 미국 인수자 찾기 기한을 기존 5일에서 75일 연장하겠다고 밝히며 "틱톡과 중국이 거래를 마무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4일 오전 발표한 무역정책 보고서에서 1기 행정부 때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중국의 이행 부족을 "심각한 우려"로 표현하며, 더 높은 관세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추가 301조 조사 등 잠재적 대응 방안을 권고했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협상을 위한 기간이 최장 두 달 정도라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반응에 대해 "매우 잘 되고 있다. 시장, 주식, 국가는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3일 저녁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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