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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 마음을 주다"...중국 AI 혁신의 새로운 방향 제시

중국 최고 AI 과학자 주송춘, 표면적 기술 넘어 이론·철학 차원의 돌파구 촉구
"미국 모방 아닌 독자적 AI 발전 경로 찾아야"
중국의 저명한 인공지능 과학자 주송춘(Zhu Songchun) 교수가 중국 AI 발전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저명한 인공지능 과학자 주송춘(Zhu Songchun) 교수가 중국 AI 발전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저명한 인공지능 과학자 주송춘(Zhu Songchun) 교수가 중국 AI 발전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베이징 인공지능연구소(BIGAI) 소장인 주 교수는 중관춘 포럼에서 중국이 '혼란스러운 투자'와 '서구 모방'에서 벗어나 AI의 이론적, 철학적 차원에서 독자적인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베이징대학교 인공지능 연구소 학장이기도 한 주 교수는 정부 기관, 대중, 언론 사이에 AI에 대한 "심각하게 부적절한 이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 많은 AI 연구소가 설립되었지만, 그 중 상당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주 교수는 인공지능의 기술 혁신을 빙산 구조에 비유하며 5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물 위의 부분에는 실행 계층, 알고리즘 계층, 모델 계층이 포함되며, 이는 이해하고 구현하기 쉬운 외부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딥시크(DeepSeek)나 OpenAI와 같은 기업들의 성과는 주로 이러한 표면적 계층에서의 알고리즘 혁신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물 아래 부분은 이론적 층과 철학적 층으로 구성되며, 이는 본질적이지만 측정하기 어려운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심층적 계층이 표면적 발전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AI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특히 인공 일반 지능(AGI)에 관한 중국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의 생각은 AGI가 빅데이터, 대규모 컴퓨팅 파워, 대규모 모델에 의해서만 구동된다는 전통적인 실리콘밸리의 내러티브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 개발 철학은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에서 인과 관계와 가치에 기반한 접근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최근 AI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왔다. 지난 1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ChatGPT와 같은 미국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의 챗봇을 출시해 기술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주 교수는 이러한 성과가 컴퓨팅 최적화와 같은 표면적 분야에서는 진전을 이뤘지만, 인지 모델링, 지능 이론, 학습 메커니즘과 같은 AI의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AI 분야에서 진정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파워와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하는 미국의 경로를 단순히 모방하기보다는 이론적, 철학적 차원의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주 교수는 AI의 활용 방향에 대해서도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AI가 단순히 이미지와 텍스트를 다듬는 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과 모델링을 통해 경제와 정책을 검증 가능한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중국의 AI 발전 우선순위로는 ▲모델의 산업화 및 상용화 ▲산업 및 응용 프로그램과의 긴밀한 통합 달성 ▲AGI 시스템을 위한 전문 개발 환경 구축 등을 제시했다.

주 교수의 이러한 제언은 중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단순한 기술적 추격자가 아닌, 독자적인 이론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혁신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기계에 마음을 주다"라는 주제로 요약될 수 있는 그의 비전은 중국의 AI 전략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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