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등 주요 부처 5% 감원에 시위·소송 확산
미국인 57% "트럼프, 취임 후 권한 남용"
미국인 57% "트럼프, 취임 후 권한 남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정책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도이체벨레(DW)와 애리조나센트럴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이를 잇따라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DW에 따르면, 다린 셀닉 국방부 인사준비태세 차관 대행은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국방부 민간 인력을 5~8%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대통령의 우선순위에 맞춰 군대의 준비 태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선 2024년에 채용된 수습 직원 54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정부회계감사국(GAO) 자료를 인용한 DW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약 70만 명의 민간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퇴역군인 비율은 38.91%에 달한다.
지난 20일 애리조나센트럴은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직후 기존 미국 디지털서비스국을 정부효율부(DOGE)로 개편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매체는 암호화폐 '도지코인'에서 이름을 따온 이 기관이 국세청(IRS), 국립보건원(NIH), 연방항공국(FAA) 등 주요 부처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슈아 피셔 백악관 행정실장은 최근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 제출 문서에서 "머스크는 대통령 선임고문으로서 다른 고문들과 동일한 권한만을 가지며, 정부 결정에 대한 실질적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고 애리조나센트럴은 보도했다. 이는 민주당 소속 19개 주 검찰총장이 머스크의 권한이 헌법상 임명조항을 위반했다며 제기한 소송에 대한 대응이었다.
애리조나센트럴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정부효율부의 공식 웹사이트(doge.gov/savings)는 부정수급 적발, 계약 취소,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지난 19일까지 550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만 명 이상의 연방 공무원이 해고됐고, 일부 기관은 핵심 인력 부족으로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매체는 미 농무부 대변인이 "조류독감 대응 인력 일부를 재채용해야 했다"고 밝혔으며, 국가핵안보국의 해고 조치도 철회됐다고 전했다.
DW는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이 정부효율부의 재무부 시스템 접근을 제한하는 명령을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원조를 동결하고 조직 규모를 축소하려 했으나, 일부 법률 전문가들이 이러한 조치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DW는 공화당 의원들이 지역구 타운홀 미팅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스콘신주 웨스트벤드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하원의원은 머스크의 비용절감을 옹호하다 야유를 받았고, 한 시민은 머스크에 대한 의회 소환을 요구했다. 조지아주 로스웰시에서 리치 맥코믹 의원은 '전기톱식 접근법'에 대한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DW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2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전기톱을 흔들며 구조조정 의지를 과시했다. 갤럽과 워싱턴포스트·입소스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한 애리조나센트럴의 21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5%로 1953년 이후 2월 중순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율 51%보다 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애리조나센트럴이 분석한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머스크의 지지율은 34%에 그쳤고, 응답자의 63%는 정부효율부의 사회보장, 메디케어, 세금 정보 등이 포함된 정부 데이터베이스 접근에 반대했다. 특히 미국인의 57%는 트럼프가 취임 이후 자신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응답했으며, 연방정부 프로그램 중단에 찬성하는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