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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지정학적 긴장에 '먹구름'…中 매출 31%로 급감

美 수출 규제에 중국 시장 위축, 반도체 투자 신중론 확산
2분기 매출 전망 71억 달러…주가 5% 하락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로고가 표시된 스마트폰 화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로고가 표시된 스마트폰 화면.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지정학적 긴장과 메모리 칩 수요 감소로 인해 2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니마이즈(Finimize)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2분기 매출이 71억 달러(약 9조4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72억1000만 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은 제약을 받고 있으며, 업데이트된 무역 규정에 의해 더욱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면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했던 중국 시장은 메모리 칩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 분기에는 31%까지 축소됐다.

그러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1분기에 매출 67억1000만 달러, 주당 조정 이익 2.13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했다.

파이니마이즈는 "반도체 산업은 지정학적 긴장이 기존의 무역 흐름을 붕괴시키면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 품목인 특정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확산 방지와 같은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수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더 나아가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025년 1월 15일, 중국과 싱가포르의 AI·컴퓨팅 업체 27곳을 우려거래자 목록(entity list)에 새로 추가했다. 이 조치로 인해 해당 기업들은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상품이나 기술 수출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미국은 14나노미터(nm) 또는 16nm 이하 반도체와 관련된 규제를 강화했다. 이전에는 7nm 이하 반도체에 대해서만 규제가 적용되었으나, 이번 조치로 규제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전 행정부는 2025년 1월 13일,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를 새로 발표했다. 이 규제는 한국을 포함한 20개 동맹국에는 제한 없이 판매를 허용하지만, 중국 등 우려 국가에 대해서는 기존 수출 통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폐쇄형 AI 모델의 이전을 막는 조치를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도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제조 기지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러한 갈등이 향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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